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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를 필요가 없다. 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고 주전경쟁에서 탈락한 것도 아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수를 모두 투입할 수 밖에 없는 전술에 의한 결장이었다.
기성용이 무한 경쟁 속으로 빠져 들었다. 라우드럽 감독의 말대로 당분간 교체 출전으로 컨디션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크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기성용도 "우즈베키스탄 원정을 다녀온 후 피곤하다"면서 "기존 선수들이 잘하고 있어서 기회를 얻는 것이 약간 힘들수도 있다는 생각은 했지만 기회가 왔을 때 내 가치를 보여줄 자신이 있다. 그 기대에 보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기성용의 첫 시즌 적응기를 살펴봐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새 팀에서의 첫 시즌은 순탄치 못했다. 그는 FC서울에 입단한 이후 2006년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두 번째 시즌인 2007년 22경기에 나서며 존재감을 알리더니 2008~2009년에는 서울의 대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셀틱에서의 첫 시즌 역시 고난의 연속이었다. 경기에 나서는 시간보다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아지자 그는 이적을 결심했다. 이 때문에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대표팀에 조기 합류한 뒤 이적을 추진하기도 했다. 그러나 월드컵 이후 달라진 위상으로 팀에 복귀한 그는 2시즌 만에 그는 셀틱의 에이스로 성장해 EPL 무대 진출까지 이뤄냈다.
무한 경쟁은 그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그가 걸어온 길이 이를 증명한다. 조급함 없이 체력적으로 완벽할 때 제 기량을 보여줄 일만 남았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