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스플릿 시대]②그룹A-B, 공존의 길을 찾자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9-12 18:03 | 최종수정 2012-09-13 09:34


K-리그가 '휴식'중이다. 아니, '휴식'이라는 이름하에 조용히 또 다른 전쟁 준비에 한창이다. 한마디로 '폭풍전야', 딱 그렇다.

15일부터 그룹 A, B로 나뉘어 돌아간다. 사상 첫 스플릿시스템의 결과다. 벌써 '성공작'이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매경기 긴장감이 흘렀고, 흥미가 넘쳤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큰 일 난다. 이제 진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남은 14라운드의 흥망에 모든 게 묻힐 수도, 빛날 수도 있다. 또 다른 시작이다.

그 출발선, 스포츠조선은 스플릿시스템의 성공 방안에 대한 고민을 했다. 'K-리그가 사는 길' 제 3탄은 '사상 첫 스플릿시스템, 성공을 위한 ABC'다.

①'판관'의 힘, 어느 때보다 크다


②그룹A-B, 공존의 길을 찾자

③성공의 마지막 퍼즐, 팬들의 함성


12일 오전 서울 아산정책연구원에서 2012 K리그 그룹B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2013년 승강제를 앞두고 15일부터 순위별 '그룹A'와 '그룹B'로 나눠 운영하는 '스플릿 시스템'을 시작하는 K리그는 1부 리그 잔류를 위한 하위 8팀의 물러설 수 없는 혈전과 우승컵을 향한 상위 8팀끼리의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9.12.

②그룹A-B, 공존의 길을 찾자

K-리그 관계자들은 요즘 'B'라는 알파벳 글자만 보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스트레스(Stress)라는 단어가 마치 '비'트레스('B'tress)로 보일 정도다. 'B'가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 그룹B 활성화 방안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B는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만한 이슈가 신통치 않다. 강등 탈출 전쟁만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팀당 1~2경기를 남겨둔 시즌 말미에나 수면 위로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의 눈을 모을만한 스타 선수들도 많지 않다. 인천의 베테랑 김남일이나 설기현, 성남의 윤빛가람 정도만 일반인들이 알고 있다. 잠자고 있던 뇌관도 터졌다. 상주 상무의 강제 강등 문제다. 스플릿 시작을 앞두고 연맹 이사회는 상주의 강제 강등을 결정했다. 상주는 '잔여 경기 보이콧'과 '프로선수 선발 제외'라는 초강수를 두며 반발했다. 봉합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스플릿 시행을 코앞에 두고 터진 최악의 악재다.

그룹B에 비해 그룹A는 이슈가 넘친다. 강팀들간의 맞대결이 이어진다. 경기 자체만으로도 팬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각 팀에는 스타 선수들이 넘친다. 이동국(전북)과 데얀(서울) 정성룡(수원) 등 어느 경기를 가나 스타 선수들을 볼 수 있다. 경쟁도 치열하다. 1위부터 8위까지 살얼음판 위에 서있다. 여차하면 순위가 바뀐다. 8개팀 모두 방심할 수 없다. 우승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린 3위 자리를 놓고 사생결단을 펼치게 된다.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인기를 모을 수 밖에 없다.

그룹A와 그룹B간의 인기 불균형은 스플릿시스템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양 그룹간 불균형을 타파하고 공존의 길을 열어야 한다. 그룹B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만이 유일한 해법이다. 그룹B의 인기 불균형 해소는 K-리그의 발전 방향과 그 맥락을 함께 한다. 내년부터 시작하는 2부리그가 성공하려면 리그 자체의 흥행 여부가 중요하다. 지금의 그룹B는 내년 시즌 2부리그를 미리 보는 거울이다. 올 시즌 그룹B의 흥행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내년시즌 2부리그 흥행의 열쇠를 찾을 수 있다.

그룹B 흥행의 해법도 B에 있다. '베이직(Basic)' 즉 '기본'이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첫번째 베이직은 연고지 밀착이다. 연고지 팬들의 관심과 애정을 바라야 한다. 그룹B 8개팀 가운데 상주와 전남, 성남을 제외한 5개팀은 모두 시도민구단이다. 연고지 밀착은 이들의 기본 목표이기도 하다.

두번째 베이직은 경기력이다. 화끈하고 공격적인 경기로 하위팀들간의 대결로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야 한다. 어차피 그룹B에서 무승부는 큰 의미가 없다. 상대팀을 이기지 못한다면 강등에 한발 더 다가갈 뿐이다. 연맹 관계자는 "그룹B는 살기 위한 사투다. 매 경기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화끈하고 재미있는 경기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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