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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수의 승부사 DNA "몸이 근질근질 하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9-13 12:28



"1주일 쉬고 나니 몸이 근질근질 하더라구요."

2012년 런던올림픽. 한국 축구는 환희에 휩싸였다. 사상 첫 올림픽 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뤄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3년 간의 절치부심 끝에 무사히 항해를 마친 홍명보호는 금의환향 했다. 그러나 홍명보호의 일원이었던 김창수(26·부산)에게는 2% 아쉬운 기억이 남아있다. "좋은 결과를 얻었고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부상 하면서 메달을 획득한 순간 함께 하지 못했던게 아직도 아쉽다."

런던올림픽 4강전에서 오른쪽 팔 요골 골절 진단을 받은 김창수는 귀국 후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신경을 다칠 수도 있었던 부위였던 만큼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K-리그 복귀는 10월 중순 쯤으로 점쳐지고 있다. 안익수 부산 감독은 "부상을 치료하는게 우선이다. 크게 무리시키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출전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창수의 내면에는 승부사의 DNA가 꿈틀거리고 있다. 김창수는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으니 2~3일 간은 몽롱하더라. 하지만 1주일 정도 되니까 몸이 근질근질해졌다"고 말했다. 수술 후유증으로 팔을 제대로 굽히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수영, 사우나로 몸을 풀고 있다. 지금부터 몸을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 문제없다."

소속팀 부산은 김창수가 빠진 상황에서도 정규리그 6위를 차지해 스플릿 시스템 그룹A에 안착했다. 안 감독의 질식수비는 한 단계 진화하면서 모든 팀을 애먹였다. 김창수는 올림픽의 아쉬움을 '직장' 부산에서 털겠다는 각오다. "지난해도 6위로 시즌을 마쳤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해는 아직 기회가 남아 있다. 주장으로 팀에 도움이 되지 못했는데, 집(부산)에 돌아온 만큼 최선을 다 하겠다." 13일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그룹A 기자회견에서 황선홍 감독은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 예상하지 못한 것에 도전하는게 스포츠정신"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창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룹A에 포진한 8개 팀은 다 비슷한 여건이다. 우리가 잘 준비하기만 한다면 두려워 할 것이 없다." 그는 "그동안 FA컵에서 준우승만 두 번 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갈 기회를 놓쳤다. 이번만큼은 꼭 3위권에 진입해 목표를 이루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룹A 일정 시작을 앞둔 선수들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다. 저마다 '영광'을 노래했다. 정규리그 1위인 FC서울 골키퍼 김용대는 "최소 실점으로 우승을 이끌겠다"고 공언했다. FA컵 결승전에 경고누적으로 뛰지 못하는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황진성은 "FA컵의 아쉬움을 리그에서 풀겠다"고 다짐했다. 경남FC 미드필더 강승조는 스승 최진한 감독이 FA컵 우승을 이루면 말춤 세리머니를 펼치겠다는 말에 "나는 뒤에서 채찍질을 하겠다"고 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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