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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대성vs박종우, 최강희호 '경부선 전쟁' 승자는 누구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9-09 16:22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대표팀과 '아프리카 챔피언' 잠비아의 평가전이 8월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렸다. 하대성이 슛팅을 시도하고 있다.
안양=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8.15/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는 연일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 선발을 놓고 선수들이 펼치는 소리없는 전쟁이다. 그 가운데 가장 치열한 곳은 중원이다. 기성용(23·스완지시티)과 호흡을 맞출 한 자리다. 하대성(27·서울)과 박종우(23·부산)가 격돌하고 있다. 이른바 '경부선 전쟁'이다.

경부선 전쟁의 발단은 독일에서 날아온 한통의 소식이었다. 기성용의 짝인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이 1일 샬케04와의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 경기에서 상대 미드필더 요엘 마티프와 충돌해 발목 인대를 다쳤다. 2달간 재활치료 판정을 받았다. 우즈베키스탄전에도 나설 수 없다. 구자철의 대안이 바로 하대성과 박종우다.

둘은 플레이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하대성은 공격 쪽에 비중이 높다. 패싱력과 2선침투능력이 뛰어나다. 기성용과 번갈아가며 공격 지원 역할을 할 수 있다. 공격형 미드필더 출전이 유력한 이근호(27·울산)가 사이드로 빠질 때 그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 공격을 마무리한다. 서울에서 보여주듯이 한 번에 찔러주는 스루패스도 일품이다. 공격적인 능력에 있어서는 구자철과 견주어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공격력에 비해 수비 능력이 다소 아쉬운 감이 있다. 상대적인 수비력 부족은 활동량을 통해 메우는 스타일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차전을 앞둔 최강희호가 3일 파주NFC에 소집됐다. 소집 후 펼쳐진 훈련에서 박종우(오른쪽)가 정인환의 볼을 빼앗기 위해 몸을 날리고 있다.
파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9.03/
박종우는 전형적인 투사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터프한 수비를 자랑한다. 좀처럼 앞으로 나서는 일이 없다. 포백 바로 앞에 위치해 상대의 공격을 사전에 차단한다. K-리그에서 부산이 짠물 수비를 펼칠 수 있는 것도 박종우의 역할이 컸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실력이 일취월장했다. 멕시코와 영국 단일팀, 브라질 등을 상대로 탁월한 수비 저지 능력을 자랑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도 "터프한 선수가 필요했다"고 발탁 이유를 밝혔다. 공격 전개 패스의 날카로움은 떨어지지만 그라운드 밸런스를 잡는 능력이 좋다.

경부선 전쟁에서는 하대성이 다소 앞서있다. 최근 A대표팀의 전술 훈련에서 하대성이 기성용과 짝을 이루는 경우가 많다. 최 감독은 두 선수가 보여줄 다양한 공격 조합에 마음을 더 두고 있다. 최 감독은 2009년 전북에서 하대성과 한솥밥을 먹어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 맹공을 통해 승점 3점을 획득하려는 최 감독의 구상과 잘 맞아떨어진다.

그렇다고 해서 박종우가 불리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우즈베키스탄전은 원정 경기다. 수비를 등한시 할 수 없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에는 최전방 공격수인 알렉산더 게인리히(28·에미리츠 클럽)와 공격형 미드필더 세르베르 제파로프(30·알 샤바브 리야드), 중앙 미드필더 티무르 카파제(31·알 샤르자)가 버티고 있다. 역습의 속도가 상당하다. 여기에 이들 3명 모두 K-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선수비 후역습에 약한 한국 축구를 잘 알고 있다. 이들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박종우의 수비 능력도 필요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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