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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복귀 김치우 "변한 것은 나이밖에 없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9-07 08:40 | 최종수정 2012-09-07 08:49



2년 전 그의 발끝이 우승 디딤돌이었다.

제주와의 챔피언결정 1차전, 0-2로 뒤지던 FC서울은 후반 6분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40분까지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다. 패색이 짙었다. 후반 45분 극적으로 골망이 흔들렸다. '왼발잡이' 김치우(29)가 오른발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원정에서 2대2로 비긴 서울은 2차전에서 제주를 2대1로 꺾고 10년 만의 K-리그 정상에 올랐다. 환희는 컸다. 그러나 그는 누리지 못했다. 이튿날 군에 입대했다.

김치우가 돌아왔다. 10일 제대하는 그는 FC서울의 춘천 전지훈련에 조기 합류했다. 김치우와 함께 입대한 최효진 이종민은 다음 주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른발목 인대 수술을 받은 그는 재활훈련 중이다. 2주 후 정상 훈련에 복귀할 계획이란다.

김치우 최효진 이종민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부산으로 이적한 박용호를 제외하고 2010년 우승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다. 큰 경기 경험도 많다. 전북과 수원전에서 1, 2년차의 경우 아무래도 기량 발휘를 못한다. 그런 부분에서 이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며 반색했다.

김치우는 2년간 상무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군은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다. 상무도 특별한 환경이다. 자칫 친정팀과 경기에선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강원도 춘천에서 만난 그는 "상주에 있을 때 서울전 준비를 많이했다. 꼭 한 번은 이기고 싶었다. 하지만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며 호기롭게 웃었다. 시간을 흘렀고, 병역 의무에서 자유로워졌다. 그는 "군대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는 사람도 있지만 나랑은 잘 안 맞았던 것 같다. 서울로 돌아오니 심적으로 생활적으로 편안해 졌다"며 미소를 지었다.

결정적일 때 한 방을 터트리는 김치우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팀이 선두를 질주하고 있어 기쁘단다. 시즌 중반의 합류라 어떻게 보면 굴러온 돌이다. 김치우도 조심스러웠다. "나 없이도 30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있는 선수들이 이룬 결과다. 경기를 뛰고 싶은 욕심은 크지만 말하기가 그렇다. 경기를 못 뛰더라도 팀이 우승하는데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겠다."

전술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 최 감독은 김치우를 왼쪽 윙백으로 기용할 예정이다. 왼쪽의 아디를 중앙 수비로 돌릴 수 있다. 최 감독의 말대로 풍부한 경험은 김치우의 자산이다. 서울은 수원에 6연패를 당하고 있다. 김치우는 "수원이랑 할 때 가장 재밌다. 수원전은 가장 큰 경기다. 선수로선 뛰면 부담은 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며 "다른 경기는 몰라도 수원전에는 꼭 뛰고 싶다. 수원전에 뛸 기회가 주어지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연패를 끊을 것"이라며 강하 자신감을 나타냈다. 서울은 10월 3일과 11월 4일 수원과 두 차례 더 충돌한다.

"변한 것은 나이밖에 없다. 올시즌은 개인적인 목표가 없다. 오로지 팀의 우승을 위해 뛸 것이다. 기다려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보답을 하고 싶다. 14경기가 더 남았다. 부담보다 더 재밌을 것 같다."

예비역 김치우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춘천=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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