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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등권 탈출 비책은 '주장 완장 로테이션'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9-05 23:24 | 최종수정 2012-09-06 08:29


하석주 감독. 사진제공=전남 드래곤즈

전남 드래곤즈의 하석주 감독이 '색깔내기'에 돌입했다. 올시즌 최하위로 처지며 사퇴한 정해성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하 감독은 정규리그 28~30라운드를 치르며 눈코뜰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팀을 맡은지 5일 만에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3일 간격으로 두 경기를 더 치렀다. 팀 재정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 당장 눈앞에 닥친 경기를 치르는데 모든 것을 쏟아냈다. 하 감독은 부임 후 3경기에서 2승1패를 거두며 전남의 순위를 12위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숨 돌릴 여유가 없다. 강등권인 15위 상주(승점 27)와의 승점차는 2에 불과하다. 정규리그 30라운드가 끝난 뒤 생긴 3주간의 휴식기. 하 감독은 광양에서 강등권 탈출을 목표로 사활을 건 훈련을 시작했다.

3주 프로젝트로 강등권 탈출

무조건 훈련만을 강요하지 않는다. 치밀하게 3주을 보낼 훈련 계획을 짰다. 일단 30라운드가 끝난 뒤 선수단에 일주일간 휴식을 부여했다. 휴식도 훈련이었다. 지친 마음과 몸을 모두 털어내고 올것을 지시했다. 이후 하 감독은 3일 광양에서 다시 시작된 훈련에서 휴가의 여윤을 털어내기 위하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2주간의 합숙 훈련을 통해 강등권 탈출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는 생각이다. 하 감독은 "한 포메이션을 만드는데 2~3달이 걸리는데 4-4-2, 4-2-3-1 등 다양한 포메이션을 연습하느라 훈련을 강하게 하고 있다. 또 저녁에서는 실점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선수들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주입식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은 지난 시즌 리그 30경기에서 29실점을 하며 K-리그 최소실점팀에 등극했다.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6강 다툼을 벌일 수 있었던것도 짠물수비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었다. 2012년 전남의 수비진은 30경기에서 50실점을 했다. 끈끈함이 없어지며 선제골을 넣고도 패하기 일쑤였다. 하 감독 수비의 붕괴의 원인이 포백 라인과 수비형 미드필더의 엇박자에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포백만 잘한다고 수비가 잘되지 않는다. 수비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의 공조가 중요하다. 그래서 원 보란치나 더블보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는 전술을 다양하게 연습할 생각"이라고 했다. 전술 뿐만 아니라 포지션에 맞는 선수를 새로 찾아내는 것도 하 감독의 과제다. 마지막 주에는 하 감독이 원하는 공격적 플레이가 얼마나 전남에 녹아들고 있는지 연습경기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3단계로 나뉜 3단계 프로젝트에 전남의 운명을 걸었다.

필드 위에서는 모두가 주장

"책임감을 갖자. 나부터 포기를 안했다는 것을 선수단에게 보여주고 싶다."

하 감독이 진단한 전남 선수단의 또 다른 문제는 정신력이었다. 패배의식이 남아있었다. 팀을 위한 희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생각해낸 것이 '주장 완장 로테이션'이다. 하 감독은 "매 경기마다 주장 완장을 돌아가면서 맡길 생각이다. 주장 완장을 차면 책임감이 강해진다. 누구나 주장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뛰면 개인보다 팀을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적으로 안재준이 맡았던 주장직도 원래 주인인 이운재에게 돌아갔다. 하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주장은 매 경기 달라지지만 팀 주장은 이운재다. 최근 살을 열심히 빼고 있다. 운재가 후배를 이끌고 남은 14경기에서 팀을 잘 이끌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그를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첫째도 팀, 둘째도 팀 뿐이다. 개인을 앞세우면 그 누구일지라도 하 감독의 칼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패스 미스, 드리블 실수는 다 인정한다. 하지만 개인적 욕심을 부리고 책임감 없이 경기를 하면 누구라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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