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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드래곤즈의 하석주 감독이 '색깔내기'에 돌입했다. 올시즌 최하위로 처지며 사퇴한 정해성 감독의 뒤를 이어 지휘봉을 잡은 하 감독은 정규리그 28~30라운드를 치르며 눈코뜰새 없는 시간을 보냈다. 팀을 맡은지 5일 만에 데뷔전을 치렀고 이후 3일 간격으로 두 경기를 더 치렀다. 팀 재정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 당장 눈앞에 닥친 경기를 치르는데 모든 것을 쏟아냈다. 하 감독은 부임 후 3경기에서 2승1패를 거두며 전남의 순위를 12위까지 끌어 올렸다. 하지만 여전히 숨 돌릴 여유가 없다. 강등권인 15위 상주(승점 27)와의 승점차는 2에 불과하다. 정규리그 30라운드가 끝난 뒤 생긴 3주간의 휴식기. 하 감독은 광양에서 강등권 탈출을 목표로 사활을 건 훈련을 시작했다.
필드 위에서는 모두가 주장
"책임감을 갖자. 나부터 포기를 안했다는 것을 선수단에게 보여주고 싶다."
하 감독이 진단한 전남 선수단의 또 다른 문제는 정신력이었다. 패배의식이 남아있었다. 팀을 위한 희생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생각해낸 것이 '주장 완장 로테이션'이다. 하 감독은 "매 경기마다 주장 완장을 돌아가면서 맡길 생각이다. 주장 완장을 차면 책임감이 강해진다. 누구나 주장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뛰면 개인보다 팀을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시적으로 안재준이 맡았던 주장직도 원래 주인인 이운재에게 돌아갔다. 하 감독은 "그라운드에서 주장은 매 경기 달라지지만 팀 주장은 이운재다. 최근 살을 열심히 빼고 있다. 운재가 후배를 이끌고 남은 14경기에서 팀을 잘 이끌어 줄 것이라 기대한다"며 그를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첫째도 팀, 둘째도 팀 뿐이다. 개인을 앞세우면 그 누구일지라도 하 감독의 칼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패스 미스, 드리블 실수는 다 인정한다. 하지만 개인적 욕심을 부리고 책임감 없이 경기를 하면 누구라도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겠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