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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키퍼는 1번, 수비수는 2~5번까지, 공격수는 9~11번을 선택한다. 또 7번은 팀의 대표적인 선수들이 주로 단다. 등번호는 포지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까지 가늠할 수 있다.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기성용(23)은 프로팀에서 세 번째 등번호를 배정 받았다. FC서울 시절 21번, 셀틱 시절 18번에 이어 이번에는 24번이다. 앞서 두 번의 등번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기성용은 2010년 셀틱 입단 당시 "18번이 남았다고 해서 골랐다. 18번 외에는 다 숫자가 큰 번호라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완지시티의 24번은 팀의 에이스를 상징한다. 조 앨런이 4시즌 동안 스완지시티에서 뛰며 달았던 번호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앨런이 리버풀로 이적하자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에게 24번을 부여했다. 앨런의 대체자로 기성용을 영입한만큼 팀의 에이스로 거듭나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입단 4일만에 컵대회를 통해 스완지시티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 2일에는 리그에서 첫 선을 보였다. 입단 일주일만에 두 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있다.
아스널에서 공격수의 상징인 9번을 달았던 박주영(27·셀타비고)은 스페인에서 18번으로 새출발을 한다. 9번을 달고 뛰었던 지난 한 시즌은 박주영에게 악몽이었다. '아스널 9번 저주'의 희생양이 됐다.
박주영은 정규리그 단 한경기 출전(7분), 전체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에게 철저히 배제당한 채 올시즌 초반에는 루카스 포돌스키에게 9번을 내주고 30번을 배정받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셀타비고에서 임대 생활을 시작한 박주영은 익숙치 않은 18번을 달게 됐지만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다시 비상할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스페인 축구는 잉글랜드 축구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고 내 스타일에 잘 맞을 것 같다. 셀타비고에서 뛰는 것이 나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시즌 목표는 15골"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달 31일 셀타비고 입단을 위해 발라디오스 스타디움을 찾은 박주영은 수백명의 팬들에 둘러싸여 깜짝 사인회를 펼치며 유명세를 치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