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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생 코리안리거' 등번호로 본 팀 내 입지는?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2-09-03 18:59 | 최종수정 2012-09-04 08:43


사진출처=스완지시티 홈페이지

사진출처=셀타비고 홈페이지

골키퍼는 1번, 수비수는 2~5번까지, 공격수는 9~11번을 선택한다. 또 7번은 팀의 대표적인 선수들이 주로 단다. 등번호는 포지션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팀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까지 가늠할 수 있다.

올시즌 둥지를 옮긴 '코리안 유럽파'도 새로운 등번호를 달았다. 기존 등번호보다 더욱 의미가 있다. 새 팀에서 이들의 입지가 등번호만으로도 확인된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거듭났다.

맨유에서 7시즌을 보낸 박지성(31)은 QPR 이적후 등번호 배정과정에서 특급대우를 받았다. 당초 박지성은 A대표팀과 PSV 에인트호벤에서 달았던 7번을 구단에 요청했다. 그러나 7번의 주인이 이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장고를 거듭했다. 토니 페르난데스 QPR 회장이 선수단 유니폼 배번을 다시 정하라는 지시를 내리며 교통정리를 해줬다. 박지성은 팀내 에이스를 상징하는 7번을 등에 달았다. 맨유에서 13번을 달고 뛰었던 박지성은 8시즌만에 '7번'과 다시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페르난데스 회장과 마크 휴즈 감독이 직접 한국을 방문했을 정도로 박지성 영입에 공을 들였다. 올시즌 베스트 11을 새로 짤 정도로 '폭풍영입'을 했던 QPR이지만 그 중심에 박지성이 있다. 휴즈 감독은 박지성에게 주장의 중책을 맡겼다. 지난시즌 맨유에서 출전시간이 줄어들며 입지가 좁아졌던 박지성은 QPR에서 날개를 다시 펴고 있다. 올시즌 열린 QPR의 4경기(리그 3경기, 컵대회 1경기)에 모두 풀타임으로 뛰며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소금같은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스완지시티로 이적한 기성용(23)은 프로팀에서 세 번째 등번호를 배정 받았다. FC서울 시절 21번, 셀틱 시절 18번에 이어 이번에는 24번이다. 앞서 두 번의 등번호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 기성용은 2010년 셀틱 입단 당시 "18번이 남았다고 해서 골랐다. 18번 외에는 다 숫자가 큰 번호라서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스완지시티의 24번은 팀의 에이스를 상징한다. 조 앨런이 4시즌 동안 스완지시티에서 뛰며 달았던 번호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하던 앨런이 리버풀로 이적하자 스완지시티는 기성용에게 24번을 부여했다. 앨런의 대체자로 기성용을 영입한만큼 팀의 에이스로 거듭나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 입단 4일만에 컵대회를 통해 스완지시티 데뷔전을 치렀고, 지난 2일에는 리그에서 첫 선을 보였다. 입단 일주일만에 두 경기를 소화하며 팀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과정에 있다.

아스널에서 공격수의 상징인 9번을 달았던 박주영(27·셀타비고)은 스페인에서 18번으로 새출발을 한다. 9번을 달고 뛰었던 지난 한 시즌은 박주영에게 악몽이었다. '아스널 9번 저주'의 희생양이 됐다.

박주영은 정규리그 단 한경기 출전(7분), 전체 6경기 출전에 그쳤다. 아르센 벵거 아스널 감독에게 철저히 배제당한 채 올시즌 초반에는 루카스 포돌스키에게 9번을 내주고 30번을 배정받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셀타비고에서 임대 생활을 시작한 박주영은 익숙치 않은 18번을 달게 됐지만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다시 비상할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스페인 축구는 잉글랜드 축구보다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고 내 스타일에 잘 맞을 것 같다. 셀타비고에서 뛰는 것이 나에게 큰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시즌 목표는 15골"이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지난달 31일 셀타비고 입단을 위해 발라디오스 스타디움을 찾은 박주영은 수백명의 팬들에 둘러싸여 깜짝 사인회를 펼치며 유명세를 치렀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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