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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되는 구자철의 올림픽 후유증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9-02 17:05


구자철.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6.25

팀내 입지는 변함이 없다. 감독의 신뢰도 느껴진다. 그러나 올림픽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구자철(23·아우크스부르크)의 시즌 초반은 체력과의 전쟁이다. 순간순간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지만, 꾸준하지 못하다. 체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구자철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가장 많이 뛴 선수 중 하나다. 구자철의 모습을 현장에서 지켜본 박지성(31·퀸즈파크레인저스)이 "우리 (구)자철이가 어떻게 저렇게 많이 뛰지…"라며 극찬했을 정도다. 최전방에서부터 강력한 압박을 펼친 뒤 공격작업에도 관여한 구자철은 경기당 14km 정도의 활동량을 보였다. 홍명보 감독은 브라질과의 4강전에서도 구자철을 교체 아웃시킨 것은 '구자철의 체력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고 했다.

구자철의 헌신은 런던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끌었지만, 소속팀 복귀 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구자철은 제대로 된 프리시즌을 보내지 못했다. 전쟁같은 한 시즌을 보내기 위해서는 프리시즌 동안 몸만들기는 필수다. 홍명보호에서 체력 훈련을 했지만, 실전을 위한 훈련과 프리시즌 훈련은 확연히 다르다. 올림픽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도 못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올림픽 이후 각종 행사에 참석하던 구자철에게 조속한 복귀를 요청했다. 구자철은 다른 해외파들이 휴식을 취하던 16일 독일로 건너갔다. 독일에서 휴식과 체력 회복하는데 중점을 뒀지만, 역시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지난시즌에 비해 전력이 약해진 아우크스부르크에 구자철은 가장 확실한 에이스였다. 마르쿠스 바인지를 감독은 개막전부터 선발 명단에 구자철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정상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경기를 치르다보니 부상까지 입었다. 바인지를 감독이 지역지와의 인터뷰에서 "구자철이 올림픽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몸이 무거운 상태다"고 고백했을 정도다.

그래도 그에게 휴식을 줄 여유가 없다. 26일(한국시각) 열린 개막전서 강등 싸움을 펼칠 것으로 보였던 뒤셀도르프와의 홈경기에서 0대2로 무너지며, 위기감이 더해졌다. 바인지를 감독은 1일 독일 겔젠키르헨 벨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2라운드 샬케04와의 원정경기에 구자철을 선발로 기용했다. 구자철은 개막전에 이어 다시 한번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사실상 투톱에 가까운 포진이었다. 강호 샬케를 맞아 수비에 집중한 뒤 구자철을 이용해 역습에 나서겠다는 포석이었다. 구자철은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격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안간힘 썼다. 그러나 샬케의 일방적인 공격에 구자철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수비 가담은 돋보였지만, 결국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13분 얀 모라벡과 교체돼 나왔다. 개막전에 이어 연속으로 후반 교체되며 체력적 어려움을 노출했다. 구자철의 부진속에 팀은 1대3으로 완패했다.

지난시즌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초반 2연패로 험난한 시즌을 예고했다. 구자철도 빠르게 몸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한다면 '임대의 전설' 시즌2도 힘들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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