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내달 7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펼쳐질 시리아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22일 소집명단을 발표했다. '성남의 꽃미남 센터백' 임종은(22)과 '부산의 왼발 미드필더' 이종원(23)이 깜짝 발탁됐다. 임종은도, 이종원도 "깜짝 놀랐다"며 활짝 웃었다. 두 선수 모두 2009년 20세이하 월드컵 무렵 홍명보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다. 공통점이 있다. 가장 빛나던 시기에 예기치 않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시즌 부상을 딛고 돌아온 K-리그에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시리아전을 "K-리거들의 점검 무대"로 삼은 홍 감독은 이들의 재능을 기억했다. 3년만에 홍명보호 재승선의 감격을 누리게 됐다.
|
|
"안익수 감독님이 훈련 전에 선수들 앞에서 올림픽팀 발탁 사실을 알려주셨어요. 형들이 박수치며 축하해주는데 얼떨떨했죠."
부산의 '왼발 미드필더' 이종원은 17, 18, 19세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쳤다. 2009년 2월, 20세 이하 월드컵을 앞두고 홍명보호 훈련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필 명단이 발표된 바로 그날, 경기중에 발목을 다쳤어요. 결국 파주에 못갔죠." 상심이 컸다. 이종원은 지난해 성균관대를 중퇴하고 드래프트 2순위로 부산에 입단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도움을 기록했고, 바로 다음 경기에서 그림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신고하며 '될성부른' 신인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또다시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6월 29일 K-리그 컵대회 포항과의 8강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끊어졌다. 야심만만하게 시작한 첫 시즌을 4경기 1골1도움으로 마감했다. 작심하고 시작한 올시즌 동계훈련도 새끼발가락 부상으로 인해 하루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월 전지훈련을 겸한 하와이 4개국 초청대회에서 안 감독은 이종원을 베스트11으로 전격 발탁했다. 자신감이 살아난 결정적 계기가 됐다.믿어준 스승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종원은 지난 3월 포항전에서 시즌 첫골을 터뜨렸다. "내심 노렸다"고 했다. 축구인생의 바닥을 맛봤던 포항전에서 동점골을 기록하며 마음의 상처도 치유받았다. 시즌 두번째 선발출전인 4월28일 상주전에서 시즌 2호골을 터뜨렸다. 2주 연속 위클리베스트로 선정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런던행 엔트리 중에서도 가장 치열하다는 미드필더 경쟁에 가세하게 됐다. 자신만의 경쟁력을 묻자 '수비력과 활동량'이라는 즉답이 돌아왔다. "어렸을 때는 수비 약점을 많이 지적받았다. 부산에 온 이후 수비력이 좋아졌다. 누구보다 많이 뛸 준비도 돼 있다"고 덧붙였다. 전매특허인 날선 왼발킥 역시 매력적인 옵션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