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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닝요(31·전북)의 '특별귀화'를 두고 말들이 많다.
'한국 축구대표팀 1호 귀화 선수'라는 상징성을 무시하기 어렵다. 누가 봐도 납득할만한 이유가 필요하다.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처럼 매경기 골을 담보할 수 있는 선수가 한국 귀화에 긍정적인 의사를 표한다면 누가 반대할 것인가.
객관적으로 에닝요를 살펴보자. 에닝요는 K-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다. 국내 무대에서 검증이 끝났다. 날카로운 킥과 전술 이해도, 브라질 특유의 개인기를 두루 갖춘 그는 K-리그 173경기에 나서 66골-48도움을 기록했다. 특급 외국인 선수로서 손색이 없는 수치다. 문제는 그가 '특별귀화를 할 만큼 특별한 선수인가'라는 점이다.
최강희 감독은 에닝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이청용이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지난 쿠웨이트전 선수 선발을 보면 측면 자원이 부족하다. 큰 경기서 파워 킥과 중거리슈팅 능력을 가진 선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귀화를 요청했다"고 했다. 에닝요의 장점으로 '한방'을 꼽은 것이다. 사실 이 기준으로만 놓고 본다면 구자철, 기성용 등의 자원이 있다.
여기에 국제무대 적응에 대한 변수도 남아있다. 각급 대표팀에도 선발된 적이 없는 에닝요는 충분한 국제경기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 에닝요의 귀화를 찬성하는 이들은 '에닝요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하며 아시아 무대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이유를 든다. 물론 에닝요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어렵게 귀화시킨 선수를 아시아 무대에서만 활용할 것인가. 세계의 강호를 상대로 한국 선수가 할 수 없는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한국 축구대표팀 1호 귀화 선수'의 자격이 있다. 만약 에닝요가 최종예선 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한다면 이 역시 안타까운 일이다.
최종예선 후에도 한국축구는 이어진다. 최종예선을 끝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기로 한 최강희 감독이 떠난다면 과연 차기 감독도 에닝요를 주저없이 선발할 만큼 실력을 지녔는지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
'한국 축구대표팀 1호 귀화 선수'이기 때문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