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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에 드로그바는 아직도 3년전 일을 있지 못한다. 사상 첫 빅이어를 위해 순항하던 첼시는 2008~2009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홈 2차전 종료직전 터진 이니에스타의 동점골로 탈락했다. 경기 중 나온 몇차례의 결정적 오심은 첼시 선수들을 흥분시켰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분노를 표했던 드로그바였다. 드로그바는 당시 중계 카메라를 응시하며 분통을 터뜨려 징계까지 받았다.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이를 악문 드로그바는 와신상담에 성공했다.
드로그바는 첼시 결승행의 일등공신이다. 1차전에서 단 하나의 유효 슈팅을 결승골로 연결했고, 2차전에서도 바르셀로나의 수비를 괴롭혔다. 드로그바의 진가는 첼시가 게리 케이힐의 부상과 존 테리의 퇴장으로 수비 공백이 생겼을 때 나타났다. 수비진영으로 내려온 드로그바는 바르셀로나의 공격을 온 몸으로 막아냈다. 역습시에는 공격의 선봉장으로 나섰다. 무릎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드로그바는 혼신의 플레이로 첼시에 결승행 티켓을 안겼다. 드로그바는 보아스 감독 체제 하에서 입지 논란을 겪었다. 중국 리그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았다. 하지만 후반기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성공시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첼시의 버팀목' 드로그바가 마지막에 웃을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무리뉴는 첼시가 바르셀로나를 꺾는데 있어 숨은 공신이었다. 무리뉴는 바르셀로나와의 4강 2차전을 앞두고 '옛 제자' 페트르 체흐, 애슐리 콜, 프랭크 램파드, 드로그바에게 "너희도 할 수 있고, 우리 또한 이길 수 있다. 뮌헨에서 보도록 하자"라는 문자를 보내 승리를 기원했다. 뿐만 아니라 22일 엘 클라시코 승리(2대1 승) 이후 자신의 코치인 후이 파리아를 첼시의 수석 코치인 스티브 홀랜드에게 보내 바르셀로나를 이긴 비법을 전수해줬다. 무리뉴 스타일의 전술로 무장한 첼시는 바르셀로나를 괴롭혔다. 4일전 무리뉴의 레알 마드리드에 무릎을 꿇은 펩 과르디올라 바르셀로나 감독은 다시 한번 악몽이 떠올랐을 것이다. 무리뉴와 함께 한 첼시는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가 올라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