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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벨톤은 '신공(신나게 공격)' 성남의 자양강장제다.
그리고 22일 9라운드, 광주와의 홈경기에서 에벨톤은 마침내 날아올랐다. K-리그 입성 후 첫 해트트릭과 함께 9경기만에 짜릿한 홈 첫승을 이끌었다. 0-1 스코어를 순식간에 4대2로 뒤집었다. 에벨톤은 전반 39분 완벽한 노마크 단독 찬스를 날렸다. 왼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나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실수는 오히려 약이 됐다. 후반 4분, 후반 10분 미드필더 김성준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과 머리로 2골을 몰아치더니, 후반 14분 복이의 추가골로 2-2 팽팽한 균형을 이룬 후반 27분 오른발 슈팅으로 꿈의 해트트릭과 함께 승부를 뒤집었다.
에벨톤은 강원전 이후 4경기에서 침묵했다. 에벨톤의 부진은 신공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부산, 포항전에서 무득점으로 패하며 위기론이 흘러나왔다. 전남, 대전전에서 요반치치, 이창훈이 골맛을 보며 각각 1대0으로 승리했지만 신공의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기분 좋은 변화의 조짐은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센트럴코스트과의 홈경기에서 감지됐다. 2골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성남의 5대0 완승을 이끌었다. 기분좋은 골 감각을 K-리그로 고스란히 옮겨왔다. 광주전 4대2 승리, 최근 2경기에서 9골을 쏘아올리며 '신나게 공격'했다.
신 감독도 에벨톤의 활약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반전 완벽한 찬스를 놓쳤을 때는 정말 속이 상했는데, K-리그 와서 첫 해트트릭을 했다. 워낙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주문대로 너무 잘해줬다. 오늘 관전 온 어머니와 여자친구에게 좋은 선물이 됐을 것"이라며 웃었다.
에벨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전현철 박세영 등 신인들이 공격라인에 포진하면서 부담은 아니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침착한 마음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멀티골에 대해서는 "매경기 팀을 돕기 위해 뛴다.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담담하게 밝혔다. 지난해 5골에 그쳤던 에벨톤은 외로움과 문화적인 차이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다. 한때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부상없이 동계훈련을 견뎌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박진포, 김성환 등 동료들과도 격의없이 지낸다. 올 시즌 물오른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이제 모두 이겨냈다. 적응이 잘 됐다"며 웃었다. 골 세리머니에서 모든 것이 증명됐다. 골 직후 신 감독과 뜨겁게 포옹했다. 코칭스태프, 선수단 전원이 에벨톤에게 몰려들어 뜨거운 세리머니를 펼쳤다. 시즌 첫 K-리그에 입성한 광주 복이의 '나홀로' 외로운 세리머니와 대조를 이뤘다.
성남=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