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과 대전의 K-리그 9라운드 경기. '빵. 빵. 뻥' 90분 동안 세 번의 큰 함성 소리가 축구장을 메웠다. 관중들이 웃었고 선수들도 머쩍은듯 웃었다. 심판도 미소를 보였다. 22일 광양축구전용경기장. 치열한 승부가 벌어지는 그라운드에서 펼쳐진 '몸·말 개그'에 관중석에는 웃음꽃이 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③뻥 터져버린 공=이전 두 사건에서 비롯된 큰 함성이 관중석에서 나왔다면 이번에는 그라운드 위에서 큰 소리가 터져 나왔다. 후반 16분. 전남의 이종호가 왼쪽 측면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다 대전 수비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공을 밟은 뒤 넘어지면서 몸으로 공을 짓눌렀다. 그 순간 경기장을 메운 '뻥' 소리. 공이 터졌다. 최명용 주심은 공을 들어보더니 이내 경기장 밖으로 굴렸다. 새로운 공이 그라운드 위에 놓였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전남의 한 선수는 "K-리그 경기에서 공이 터진 것을 처음 본다"며 웃었다. 관중들도 터진 공이 신기한 듯 쳐다보기만 했다. 그러나 웃고 넘길수만은 없는 일.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나도 경기 중 공이 터진 걸 처음 본다"며 "제품사에 공을 맡겨 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광양=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