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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프사이드야!" FC서울의 탄식이었다.
장군멍군, 공격 축구의 향연이 90분내내 이어졌다. 박진감이 넘쳤다. 서울이 먼저 웃었다. 후반 31분 교체투입된 김현성이 헤딩골을 터트렸다. 90분에서 시간은 멈췄다. 인저리타임 4분이 주어졌다. 3분여가 흘렀다. 경기는 그대로 끝날 것 같았다. 제주가 마지막 공격에 나섰고, 서울의 골망이 출렁였다.
오심의 덫에 걸렸다. 동점골의 주인공은 산토스였다. 볼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걸려져야 할 명백한 오프사이드가 침묵의 그림자에 가렸다. 인간이 하는 일이라 실수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도가 지나쳤다.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의 눈에도 도저히 놓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균형이 깨지지 않았거나 한 골차 경기는 종착역에 가까워 질수록 더 치열해진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가 배가 된다. 매의 눈으로 흐름을 주시해야 하는 그라운드의 판관도 더 예리해져야 한다. 그러나 그는 넋을 놓고 있었다.
이날 정몽규 프로축구연맹 총재이 경기장을 찾았다. 명승부는 오심으로 얼룩졌다. 연맹 관계자들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미안하다"는 말로 서울 관계자들을 위로했다. 승점 3점이 1점이 된 서울은 땅을 쳤다. 제주는 환희의 무승부에 감격해 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들어가기 전 오프사이드 동점골 영상을 눈으로 확인했다. 하지만 불만을 토로할 수 없었다.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 "느린 화면을 보지 못했다"고 회피한 후 "경기는 끝났다"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규정의 벽이 있다. 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지난해 호기롭게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코칭스태프, 선수 등 K-리그 관계자는 경기 판정이나 심판 관련해 공식 인터뷰 등 대중에게 공개되는 경로를 통한 부정적인 언급이나 표현을 할 수 없다. 이 경우 별도 규정으로 제재할 예정이다.' 김상호 강원 감독이 첫 희생양이었다. 1일 광주전에서 불만을 제기하자 지체없이 5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현장의 입에는 재갈을 물렸다. 심판들의 질도 그만큼 높아져야 한다. 오심을 최소화해야 한다. 겉으로는 '달라졌다', '깨끗해 졌다'고 과대포장한다. 그라운드의 불신은 여전하다. 결정적인 오심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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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6강 플레이오프가 사라졌다. 차곡차곡 쌓은 승점으로 운명이 결정된다. 판정 하나하나가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승점 1점에 희비가 갈릴 수 있다. 심판은 신이 아니지만, 신이 돼야 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