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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오기는 하는데…."
박 감독은 아직 이룬 것이 없는데 칭찬의 분위기로 이어지면 자칫 선수단이 자만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보였다. 그러나 박 감독의 조심스러운 반응과는 달리 제주에는 호재가 많다. 제주는 시즌 개막전 6강(전북, 수원, 서울, 울산, 포항, 성남)으로 지목된 팀들 중 4팀(수원, 울산, 포항, 서울)과 맞붙어 한번도 지지 않았다. 올시즌을 앞두고 젊은 선수 주축으로 스쿼드가 바뀐 제주로서는 자신감을 찾는 계기가 됐다. 박 감독도 "강호들과의 경기에서 승점을 확보하면 향후 스케줄 관리가 편하다. 여기에 선수들이 빠르게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했다.
또 두터운 스쿼드를 갖추는데 성공했다. 서울전에서도 지금까지 한번도 출전하지 못한 김준혁 오반석이 데뷔전을 치렀다. 오승범 정경호 양준아 등도 중앙 미드필드 공백이 생기면 언제든 투입될 수 있는 선수들이다. 박 감독은 "서울전 최대 수확은 베스트11을 출격시키지 않고서도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1점을 따낸 것이다. 벤치 멤버들이 강팀을 만나서도 제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경험을 쌓았다"고 했다. 무려 44경기를 치러야 하는 올시즌 제대로 된 백업구축은 각 팀 감독들의 가장 큰 숙제다. 제주는 지옥의 3연전을 통해 백업 멤버들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