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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최용수-유상철, 현실과 이상의 충돌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3-16 11:34 | 최종수정 2012-03-16 11:44


◇현역 시절 유상철(왼쪽)과 최용수가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웃음꽃이 넘쳤다. 서울과 대전의 지휘봉을 잡은 둘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두 번째 대결을 펼친다. 스포츠조선 DB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하지만 축구공은 둥글다. 녹색 그라운드에는 영원한 강자, 영원한 약자가 없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현실, 유상철 대전 감독은 이상을 꿈꾼다. 41세기 동갑내기 사령탑이 두 번째 라이벌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과 대전이 18일 오후 3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3라운드를 치른다.

지난해 9월 24일 '21년 지기'의 충돌은 다소 싱거웠다. 감독으로서 첫 만남이었다. 최용수가 유상철을 4대1로 완파했다.

친구다. 스타일은 극과 극이다. 최 감독의 실제 출생년도는 1971년(호적 1973년생)이다. 부산 태생으로 동래고→연세대 출신인 그는 투박하다.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긴다. 서울 토박이로 경신고→건국대 출신인 유상철은 섬세하다. 도회적이다.

현역 시절 유 감독은 멀티 플레이어, 최 감독은 스트라이커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유 감독이 1994년 3월 먼저 A매치에 데뷔했다. 최 감독은 1년 뒤인 1995년 2윌 태극마크를 달았다.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한솥밥을 먹은 둘은 약 21년의 세월을 함께 달려왔다. 명성을 비교하면 A매치 122경기에 출전, 18골을 터트린 유 감독이 위였다. 색깔이 강한 최 감독은 A매치 67경기에서 27골을 기록했다.

행보도 비슷했다. 최 감독은 서울, 유 감독은 울산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J-리그 진출 시기(2001시즌)도 같았다. 최 감독은 제프 유나이티드, 유 감독은 가시와 레이솔의 유니폼을 입었다. 2006년 K-리그 친정팀에서 나란히 은퇴했다. 지도자 인생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은 2006년 은퇴직후 코치부터 차곡차곡 경험을 쌓은 후 지난해 감독대행에 오른 뒤 올해 꼬리표를 뗐다. 유 감독은 외유를 하다 2009년 춘천기계공고 감독를 맡았고, 지난해 K-리그로 돌아왔다.

단 팀의 품격은 다르다. 최 감독은 K-리그 간판 서울의 수장이다. 유 감독은 춥고 배고픈 시민구단 대전을 이끌고 있다. 올시즌도 전망을 비켜가지 않았다. 서울은 1승1무, 대전은 2연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경기도 서울의 우세가 점쳐진다.

기세 싸움은 대단하다. 둘의 공통점은 승부의 화신이라는 점이다. 자존심이 걸렸다. 라이벌에게는 결코 패할 수 없다는 것이 두 감독의 배수진이다.


최 감독은 "선수시절에 유상철 감독은 분명 좋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패전으로 자존심이 상해 오기가 생겼을 수 있다"며 "나도 자존심이 걸려 있다. 그래서 더 승리하고 싶은 절실함이 나를 자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객관적으로 대전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쉬운 경기는 아니다.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경기에 임해야 한다.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방심을 하지 않고 경기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유 감독도 맞불이다. 그는 "지난해 패했을 때 아쉬운 마음이 크더라. 이상하게 어느 팀보다 서울에는 이기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꼭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했다. '유상철 가치'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입장이다.

최용수-유상철 라이벌 구도는 색다른 흥행카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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