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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뱀 축구'는 독했다. 제주가 날카로운 공격을 과시하며 개막전에서 웃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제주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자일, 산토스, 호벨치 외국인 선수 삼총사를 앞세운 제주의 공격력은 매서웠다. 기술, 스피드, 파워를 모두 갖춘 이들 용병 삼총사는 인천 수비를 흔들었다. 새롭게 중원을 책임지는 송진형-권순형 듀오도 김남일이 중심이 된 인천의 허리진을 압도했다.
시종 인천을 밀어붙인 제주는 전반 29분 마침내 골문을 열었다. 왼쪽을 돌파하던 송진형이 멋진 왼발 크로스를 올리자 배일환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개막전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된 축포가 서귀포 하늘을 수놓았다. 37분에는 산토스와 호벨치가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서로 미루며 찬스를 놓쳤다. 전반 종료 2분 전에는 오른쪽을 돌파하던 배일환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제주는 후반에도 공격을 계속하며 독한 방울뱀 소리를 울렸다. 공격을 주도하던 후반 22분 자일과 산토스가 두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산토스가 내준 볼을 받아 돌파하던 자일이 다시 산토스에 내줬다. 산토스는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가르며 쐐기골을 뽑아냈다. 4분 뒤에는 최원권의 크로스를 받은 산토스가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유 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30분에는 다시 한번 자일-산토스 콤비가 일을 냈다. 산토스의 패스를 받은 자일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세번째 골을 뽑았다. 자일과 산토스는 춤을 추는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박 감독은 후반 37분 두골을 합작한 자일과 산토스를 빼고 강수일과 서동현을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후반 44분 인천은 김태윤의 크로스가 그대로 제주 골네트를 가르며 한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남은 시간에도 공격적인 축구를 이어간 제주는 6200명이 모인 홈팬들 앞에서 기분 좋은 3대1 승리를 선물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