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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울뱀축구'제주, 인천 물고 개막전 승리 장식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3-04 16:50


박경훈 제주 감독.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방울뱀 축구'는 독했다. 제주가 날카로운 공격을 과시하며 개막전에서 웃었다.

제주는 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제주는 인천을 시종 몰아붙인 끝에 3대1 완승을 거뒀다. 박경훈 감독은 3시즌 연속 개막전 승리라는 기분 좋은 징크스를 이어갔다.

제주와 인천의 경기는 올시즌 중위권 판도를 예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양 팀 모두 겨우내 대대적 변화를 했기 때문이다. 젊은 선수 위주였던 인천은 베테랑 김남일 설기현이 가세했고, 점유율을 높이는 축구를 하겠다고 한 제주는 기술이 뛰어난 송진형, 권순형, 호벨치 등을 영입했다. 조직력 등 변수가 많은 두 팀의 대결이기에 예측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제주의 일방적인 페이스였다. 자일, 산토스, 호벨치 외국인 선수 삼총사를 앞세운 제주의 공격력은 매서웠다. 기술, 스피드, 파워를 모두 갖춘 이들 용병 삼총사는 인천 수비를 흔들었다. 새롭게 중원을 책임지는 송진형-권순형 듀오도 김남일이 중심이 된 인천의 허리진을 압도했다.

시종 인천을 밀어붙인 제주는 전반 29분 마침내 골문을 열었다. 왼쪽을 돌파하던 송진형이 멋진 왼발 크로스를 올리자 배일환이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개막전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된 축포가 서귀포 하늘을 수놓았다. 37분에는 산토스와 호벨치가 골키퍼와 맞서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서로 미루며 찬스를 놓쳤다. 전반 종료 2분 전에는 오른쪽을 돌파하던 배일환이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나왔다.

인천이 전반 내내 부진한 공격을 보이자 허정무 감독이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시작과 함께 설기현을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했다. 그러나 효과는 짧았다. 오른쪽 돌파가 간헐적으로 이어졌지만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설기현과 김남일이 선수들을 독려했지만 전반적으로 선수들 몸이 무거운 모습이었다. 김남일은 4년만의 K-리그 복귀전에서 풀타임으로 뛰었지만 완패의 씁쓸함을 맛봐야했다.

제주는 후반에도 공격을 계속하며 독한 방울뱀 소리를 울렸다. 공격을 주도하던 후반 22분 자일과 산토스가 두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산토스가 내준 볼을 받아 돌파하던 자일이 다시 산토스에 내줬다. 산토스는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문을 가르며 쐐기골을 뽑아냈다. 4분 뒤에는 최원권의 크로스를 받은 산토스가 회심의 헤딩슛을 날렸지만, 유 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30분에는 다시 한번 자일-산토스 콤비가 일을 냈다. 산토스의 패스를 받은 자일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는 찬스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팀의 세번째 골을 뽑았다. 자일과 산토스는 춤을 추는 세리머니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박 감독은 후반 37분 두골을 합작한 자일과 산토스를 빼고 강수일과 서동현을 투입하는 여유를 보였다. 후반 44분 인천은 김태윤의 크로스가 그대로 제주 골네트를 가르며 한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남은 시간에도 공격적인 축구를 이어간 제주는 6200명이 모인 홈팬들 앞에서 기분 좋은 3대1 승리를 선물했다.


제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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