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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는 해피엔딩이었다. 브라질행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최종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최강희호가 첫 선을 보였다. 측면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쿠웨이트전에서는 좌우 날개에 한상운(성남)과 이근호(울산)를 가동했다. 둘은 전문 윙어가 아니다. 중앙 공격수다. 최 감독은 "측면에서 뽑을 선수들이 충분치 않다. 가장 고민되는 포지션"이라고 했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그는 희망이다. 결국 꼬인 매듭을 풀 선수는 이청용(24·볼턴)이다. 최종예선의 열쇠를 쥐고 있다.
이미 복귀 절차는 마쳤다.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후반기 최종엔트리 25명에 이름을 올렸다. EPL에선 여름과 겨울 이적시장이 끝난 후 25명의 명단을 제출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변동이 불가능하다.
왜 이청용일까. 그라운드에는 11명이 하모니를 내야하지만 제각각의 임무는다르다. 경기를 풀어나갈 능력이 있는 선수가 2~3명은 있어야 효과적인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쿠웨이트전 전반은 엇박자의 연속이었다. 수비라인이 상대의 배후침투에 대비, 내려서 포진하다보니 미드필더와의 공간이 벌어져 중원 장악에 실패했다. 수적 열세헤 허덕였고, 팀 전체가 흔들렸다. 악순환은 계속되다 후반 6분 '중원사령관' 기성용(23·셀틱)이 투입되면서 전열을 재정비했다. 기성용이 중앙에서 물꼬를 텄다.
중앙에 기성용이 있다면 측면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해결사는 이청용이다. 개인기와 스피드가 탁월한 그는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농락한다.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 소화 능력과 수비 가담도 뛰어나다. 주 포지션이 오른쪽이지만 왼쪽을 넘나들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상대 수비라인의 밸런스를 깰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쌍용(이청용-기성용)'의 저력은 이미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검증됐다. 시대의 대세다. 최 감독도 이청용의 복귀에 강한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청용은 현재 막바지 재활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닝에 이어 체력과 볼터치 훈련으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라운드를 뛸 수 있을 만큼 몸이 정상궤도에 올라오면 2군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그 다음이 1군 합류다. 이청용은 이달 말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6월 시작된다. 석 달이 남았다. 시간은 충분하다. 부상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결국 이청용이 답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