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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최종예선 해법, 결국 이청용이 답이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3-01 12:39



결과적으로는 해피엔딩이었다. 브라질행의 첫 관문을 통과했다. 하지만 갈 길은 멀다.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았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최종예선이 기다리고 있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29일 환희보다는 걱정이 컸다. 첫 발을 뗐고, 열흘간 담금질을 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에서 쿠웨이트를 2대0으로 꺾었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많이 험난할 것 같다. 열흘이라는 시간을 가졌는데도 선수들의 플레이가 훈련한대로, 의도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며칠 만에 전력을 극대화 시켜야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려울 것 같다." 최 감독의 솔직한 심경이다.

3차예선 도중 감독이 교체되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의 빈자리는 여전히 컸다. 한국 축구의 최대 강점은 조직력이다. 공격과 수비, 측면과 중앙이 조화를 이뤄야 빛을 발한다. 그는 지난해 7월 31일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A대표팀의 밸런스도 무너졌다. 비상식적인 결정이었지만 조광래 전 감독이 도중하차한 데는 그의 공백도 한몫했다.

최강희호가 첫 선을 보였다. 측면은 좀처럼 살아나지 않았다. 쿠웨이트전에서는 좌우 날개에 한상운(성남)과 이근호(울산)를 가동했다. 둘은 전문 윙어가 아니다. 중앙 공격수다. 최 감독은 "측면에서 뽑을 선수들이 충분치 않다. 가장 고민되는 포지션"이라고 했다.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그는 희망이다. 결국 꼬인 매듭을 풀 선수는 이청용(24·볼턴)이다. 최종예선의 열쇠를 쥐고 있다.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꽃피는 3월이다. 그도 돌아온다. 오언 코일 볼턴 감독은 지난달 17일 "이청용이 최근 가벼운 훈련을 시작했다. 몇 주 내로 감각만 되찾는다면 선수단에 합류하게 될 것"이라며 낭보를 전했다.

이미 복귀 절차는 마쳤다. 2011~201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후반기 최종엔트리 25명에 이름을 올렸다. EPL에선 여름과 겨울 이적시장이 끝난 후 25명의 명단을 제출한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변동이 불가능하다.

왜 이청용일까. 그라운드에는 11명이 하모니를 내야하지만 제각각의 임무는다르다. 경기를 풀어나갈 능력이 있는 선수가 2~3명은 있어야 효과적인 전술을 펼칠 수 있다. 쿠웨이트전 전반은 엇박자의 연속이었다. 수비라인이 상대의 배후침투에 대비, 내려서 포진하다보니 미드필더와의 공간이 벌어져 중원 장악에 실패했다. 수적 열세헤 허덕였고, 팀 전체가 흔들렸다. 악순환은 계속되다 후반 6분 '중원사령관' 기성용(23·셀틱)이 투입되면서 전열을 재정비했다. 기성용이 중앙에서 물꼬를 텄다.


중앙에 기성용이 있다면 측면에서 흐름을 바꿀 수 있는 해결사는 이청용이다. 개인기와 스피드가 탁월한 그는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상대를 농락한다.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 소화 능력과 수비 가담도 뛰어나다. 주 포지션이 오른쪽이지만 왼쪽을 넘나들며 시너지 효과를 낸다. 상대 수비라인의 밸런스를 깰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

'쌍용(이청용-기성용)'의 저력은 이미 2010년 남아공월드컵을 통해 검증됐다. 시대의 대세다. 최 감독도 이청용의 복귀에 강한 기대를 걸고 있다.

이청용은 현재 막바지 재활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러닝에 이어 체력과 볼터치 훈련으로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라운드를 뛸 수 있을 만큼 몸이 정상궤도에 올라오면 2군 경기를 통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그 다음이 1군 합류다. 이청용은 이달 말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6월 시작된다. 석 달이 남았다. 시간은 충분하다. 부상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결국 이청용이 답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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