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은 '봉동이장', '강희대제' 등 별명이 많다. 그런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수식어가 있다. '재활공장장'이다.
이동국과 대표팀의 악연은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다.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지만 대표 발탁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임 허정무와 조광래 감독 모두 K-리그에서 발군의 활약을 펼친 이동국을 선발했지만, 충분한 출전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동국도 논란을 잠재울만한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김상식도 비슷하다. K-리그에서는 최고의 홀딩 미드필더였지만 대표팀에서는 '카드캡처'라는 오명을 얻었다. K-리그에서 영리한 경기운영으로 정평이 나있는 그이지만, 대표팀에서는 이상할정도로 퇴장과 실수를 반복했다. 축구팬들의 비난으로 그의 홈페이지가 폐쇄될 정도였다.
이들은 대표팀에서 어딘지 모르게 위축된 모습이었다. 제한된 출전기회 속에서 지난번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부담감에 짓눌렸다. 실수를 두려워하고, 소극적인 플레이 속에 부진이 이어지고 팬들의 비난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믿음이었다. 최 감독은 선수를 앞세운 믿음의 축구를 펼친다. 최 감독이 '재활공장장'이라는 칭호를 얻게된데는 선수 위주의 믿음과 배려가 중심에 있다. 최 감독은 이동국 김상식이 부진에 빠지자 이렇게 말했다. "그 친구들은 감독이 뭐라고 하지 않아도 다 알아서 할 수 있다. 그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믿고 기다리는 것 뿐이다."
최 감독의 믿음이 대표팀 콤플렉스에 빠진 베테랑 선수들을 춤추게 할 수 있을지. 최 감독의 재활 능력이 대표팀에서도 힘을 발휘한다면 월드컵 본선행에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