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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박지성 발탁 계획없다", 홍명보 "A팀이 우선"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1-03 15:09


최강희 A대표팀 감독과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만났다. 둘은 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만나 신년 기자간담회를 가지며 상생의 해법을 제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두 사람이 어깨동무를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분위기가 더 좋아진 느낌이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43)이 털어놓은 변화된 울림이다. 그는 조광래 전 A대표팀 감독과 선수 중복 차출 문제로 평행선을 그었다.

세상은 또 달라졌다. 미소가 넘쳤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53)과 홍명보 감독이 손을 맞잡았다. "항상 좋은 감정을 갖고 있다"는 최 감독, "90년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최)감독님이 최고참이라 얼굴도 쳐다보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는 홍 감독의 투정이 현주소였다.

어깨동무를 하고 "파이팅"을 외치며 활짝 웃었다. 임진년 한국 축구의 첫 발걸음이었다. 최 감독과 홍 감독이 3일 서울 소공로 플라자호텔에서 처음으로 기자간담회를 함께 했다. 두 사령탑은 한국 축구의 양대 축이다.

더 이상 균열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화합과 소통을 얘기했다. 올림픽대표팀은 2월 5일 사우디아라비아, 22일 오만과 중동 원정 2연전을 치른다.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 5차전이다. A대표팀에게는 2월 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이 기다리고 있다. 최 감독은 K-리그 구단의 협조를 구해 열흘 전 소집을 염두에 두고 있다. 올림픽대표팀의 오만전과 겹친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두 감독의 공통된 입장이었다. 최 감독은 "쿠웨이트전은 베테랑, 즉 경험많은 선수 위주로 뽑을 것이다. 크게 겹치는 선수가 없다. 30명 내외의 선수를 추려봤는데 크게 보면 2명 정도가 중복된다. 영향을 안 받고 선수를 선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만약에 필요한 인원이 있으면 충분히 의논하겠다"고 했다.

최 감독은 선수 구성을 3단계로 나눠 운용할 계획이다. 쿠웨이트전이 1단계다. 쿠웨이트전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렸다. 패할 경우 최종예선 진출이 물건너갈 수 있다. 최 감독은 단 한 차례 기용하고 버리는 선수가 있더라도 이기기 위한 진용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3차예선을 통과할 경우 최종예선에 돌입하는 6월이 2단계다. 올림픽이 끝나는 8월에는 또 변화를 줄 심산이다. 올림픽대표팀을 배려한 행보다.

홍 감독도 "한국 축구가 벼랑 끝에 서 있다. 온 국민의 성원이 필요하다.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A대표팀 우선 원칙에 따라 A대표팀으로 갈 것이다. 사우디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으면 우리 팀의 발걸음이 한결 가벼울 것이다. 최 감독님과 충분히 얘기했다. 쿠웨이트전에 필요한 선수가 있으면 당연히 가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감독 모두 경쟁하듯 양보의 미덕을 발휘했다.


최 감독은 한국 축구의 '뜨거운 감자'에 대해서도 소신을 피력했다. '양박' 박지성(31·맨유)과 박주영(27·아스널)이다.

박지성의 대표팀 복귀에 대해 "내가 지성이에게 전화하는 것이 아니라 지성이가 나한테 축하 전화를 해야 하는데 안했다"며 농담을 던진 후 "사석에서도 질문을 많이 받는 문제다. 선수 본인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대표팀에 와서 동료들과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당장 급하다고 은퇴 선언한 선수를 준비없이 부르는 것은 좋지 않다. 그런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박주영의 주장 연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방향이었다. "주장은 여러가지 역할을 해야 한다. 선수 구성이 되면 의견을 수렴해서 좋은 방법으로 주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박주영이 하느냐, 마느냐는 지금 말씀드리기 곤란하다." 다만 박주영의 가치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소속팀에서 9경기 연속 결장한 그에 대해 "아무리 우수한 선수도 경기를 못 나가면 자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어려운 시기지만 대표팀에서 보여준 활약과 가진 능력은 충분히 활용할 가치가 있다. 주의깊게 관찰하고 필요하면 조언도 할 것"이라고 했다.

A대표팀의 코칭스태프 구성도 임박했다. 최 감독은 "코칭스태프는 거의 정했지만 마지막으로 조율할 부분이 있다. 신홍기 코치는 전북에 요구해 확답을 받았다. 합류하기로 결정이 났다. 이번 주내로 남은 코치진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했다.

홍명보호는 새해 벽두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홍 감독은 5일 선수들을 소집, 6일 일본 오키나와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그는 지나친 관심과 낙관론을 경계했다. 홍 감독은 "마치 올림픽 본선에 올랐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 아직 우린 끝난 것이 아니다"며 "본선까지 3경기가 남았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너무 많은 관심이 어린 선수에게 불필요할 때가 있다. 바로 지금이다. 다 됐다라는 느낌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화기애애한 흐름 속에 두 감독의 철학은 명확했다. 한국 축구의 운명은 '최-홍 듀오'에 달렸다. 첫 장이 이날 열렸다.
김성원 이 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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