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올해 많이 성장했다"

셀틱 기성용. 사진출처=셀틱 홈페이지

기성용(22·셀틱)에게 2011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다.

유럽에서의 입지가 단단해졌다. 소속팀 셀틱의 중심으로 거듭난 데 이어 유로파리그 무대도 밟았다. 국내에서는 대한축구협회(KFA)가 선정한 최우수선수상도 차지했다.

이쯤되자 셀틱도 2011년을 정리하는 취지에서 23일(한국시각) 기성용의 인터뷰를 홈페이지에 실었다. 기성용은 스스로 "발전했다"고 밝혔다. 또 한 해를 되돌아 보며 "완벽한 시즌(Perfect season)"이라고 평가했다. 단 한가지 조건이 있었다. 리그 우승이었다.

기성용은 이날 인터뷰에서 "KFA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해 영광이다. 한 해 동안 많은 성장을 했다. 한국에서도 내가 성장했다는 것을 아는 것 같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말그대로 기성용은 올시즌 괄목할만한 성장을 거듭했다. 공격포인트가 기성용의 현 위치를 말해준다. 시즌 절반을 치른 가운데 6골 5도움(유로파리그 포함)으로 팀내 득점 공동 3위에 올랐다. 중거리 슈팅의 파워와 정확도가 높아졌다. 프리킥과 코너킥의 더 날카로워졌다.

올시즌 셀틱의 특급 선수로 도약한 비결은 팀에 완전히 녹아들었기 때문. "셀틱에서 2년을 보냈다. 처음에는 문화가 달라 힘들었지만 이제 적응했다. 스코틀랜드에서 어떻게 축구를 해야하는지 알게 됐다. 이제는 문제가 없다. 나는 셀틱 생활이 행복하다. 올해 리그 우승을 꼭 이뤄내고 싶다. 우승만 한다면 완벽한 한 시즌이 될 것 같다."

지금이야 웃지만 항상 밝은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통도 뒤 따랐다. 기성용은 지난 11월 초 과로 증세로 쓰러졌다. 시즌 개막후 3개월간 22경기(대표팀 경기 포함)를 치르는 강행군에 탈이 났다. 한국과 스코틀랜드를 오가는 장시간 비행에 몸은 더욱 지쳤다. 한국에 귀국해 치료를 받았다. 약 20여일간 체력회복에 만전을 기했다. 이후 닐 레넌 셀틱 감독의 배려 속에 2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휴식이 동반되자 컨디션은 점차 상승했다. 정점은 지난 19일(한국시각) 세인트존스턴과의 리그 경기였다. 역습과정에서 완벽한 골을 터트리며 셀틱의 2대0 완승을 이끌었다. 2개월만에 터진 6호골이었다. 레넌 감독도 이제 안심하는 눈치다. "기성용의 컨디션이 최근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기뻐했다.

다시 최상의 몸상태를 되찾은 기성용. 네 시즌만에 셀틱에게 우승컵을 안겨줄 희망에 부푼 채 잊지못할 2011년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하성룡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