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안익수 아이들, 추운 겨울 건설현장 찾는 이유는?

안익수 부산 감독. 스포츠조선DB

"팀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리겠습니다."

올시즌을 앞두고 부산 아이파크의 새 지휘봉을 잡은 안익수 감독의 취임일성이었다. 그의 목표는 어느 정도 이뤄진 듯하다. 부산은 6년 만에 '가을 잔치'의 꿈을 이뤘다. 축구 '명가재건'에 책임감을 느낀 젊은 선수들의 의식 변화가 가져온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안 감독은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힘을 낼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로 '팬심'을 꼽는다. 팬들이 보내준 무한 사랑이 없었다면 부산의 부활도 없었다는 것이 안 감독의 생각이다.

이젠 받은 성원을 돌려줄 시기다. 감사의 마음을 전할 첫 번째 팬은 모기업 현대산업개발 직원들로 결정됐다. 선수단은 16일 부산 남구 감만동에 위치한 북항대교 건설현장을 찾는다. 북항대교는 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다리다. 선수단은 교각 하단에 쌓인 폐기물을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봉사의 의미도 있지만, 감사의 의미가 더 크다. 현대산업개발은 부산 선수들의 연봉을 책임지고 있는 굴지의 기업이다. 건설현장에서 직원들이 흘리는 땀방울의 일부가 선수들의 고액 연봉으로 이어진다. 안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연봉이 생성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더불어 돈에 대한 가치도 함께 깨달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 감독은 "올해 부산 팬들이 많은 성원을 보내주셔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그러한 성원에는 미치치 못하지만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이고 싶어 봉사활동을 계획했다"며 "선수들이 다양한 삶의 현장을 체험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의 의미를 알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부산 선수들의 봉사활동은 계속된다. 19일 남구 문현동 산동네 일대 연탄 배달을 계획하고 있다. 등짐을 지고 연탄을 불우이웃에게 전달한다.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졌다. 그러나 부산 선수들의 마음은 아직 따뜻한 남쪽 나라다. 뜨거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훈훈함때문이다. 김진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