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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플레이어 필요했던 부산, 아쉬운 '유종의 미'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11-20 18:59


부산 양동현(오른쪽)이 20일 수원월드켭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서 수원 마토를 앞에 두고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부산의 젊은 피들은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낸 한상운(25)은 다리가 풀렸다. 경찰청 입대를 앞두고 우승 꿈을 꿨던 공격수 양동현(25)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

올시즌 부산은 매 경기가 결승전이나 다름없었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안익수 감독의 지휘 아래 새로운 팀으로 변모했다. 안 감독에게 선수들의 이름값은 1순위가 아니었다. 잠재력과 기량이 중시됐다. 그러면서 음지에 있던 젊은 선수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젊은 패기만으론 부족했다. 이 공백을 '베테랑' 김한윤(37)이 메웠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던 선수단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했다. 결국 치열한 경쟁 끝에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2005년 전기리그 우승 이후 6년 만에 '가을 잔치'에 참여하게 됐다.

하지만 미약한 부분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경험 부족한 선수들은 큰 경기에 약했다. 지난 7월 리그컵 대회 결승전에서 울산에 2대3으로 패했다. 승부조작으로 주전 수비수 4명이 동시에 전력에서 이탈했고, 해결사가 부족했다. 20일 수원과의 6강 PO도 마찬가지였다. 공격수들이 제 역할을 못해 아쉬웠지만 무엇보다 주전 미드필더 박종우의 공백이 컸다. 안 감독은 수원전을 앞두고 박종우와 골키퍼 이범영을 올림픽대표팀에 내줬다. '국가대표'라는 타이틀을 본인들의 노력으로 이룬 만큼 기꺼이 홍명보호의 차출에 응했다. 그러나 수원전에서 공수를 조율한 용병 파그너는 세밀한 플레이가 부족했다. 프리킥 상황에서는 전담 키커 박종우의 날카로운 킥이 생각났다.

부산은 6강 진출만으로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 선수단이 젊게 변한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날 수원전 패배로 부산은 큰 경기에서 팀을 이끌어줄 리더, 스타 플레이어의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명가재건'을 위한 부산의 마지막 퍼즐이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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