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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딩 영재'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 김원식(20)이 다시 K-리그에서 꿈을 꾸기 시작했다.
우선지명 불과 하루 전 만난 김원식은 "고3 수험생처럼 초조하다. 머릿속이 온통 드래프트 생각뿐"이라고 했다. 꿈을 묻는 질문에 "어느 팀이든 뽑혀서 조금이라도 경기를 뛰는 것"이라고 답했다. 1분이라도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면 낮은 순위라도 기꺼이 감수할 각오가 돼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소박한 꿈'이 꿈처럼 이루어졌다. 악몽은 이제 끝났다.
K-리그 최고 구단이 진가를 알아봤다. 우선지명을 받게 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대부분 볼을 예쁘게 차려고 하는데 나는 다르다. 예쁘다기보다 터프하게 찬다. 볼터치 등 다른 선수와 차별화된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같다"고 답했다. "프랑스 못지 않게 힘든 경쟁이 될 거라 생각한다. 좋은 선배들이 많은 서울에서 열심히 배우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진짜 열심히 할 것"이라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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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은 지난 5일 5년만에 한국에서 기분좋은 생일을 맞았다. 빅리거의 꿈을 밀어낸 열여덟살의 생일은 잔인했지만, K-리거의 꿈을 거머쥔 스무살의 생일은 행복했다. 스스로에게 최고의 생일선물을 건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