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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K-리그 데뷔골 이끌어낸 세 사람의 자극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10-23 11:55


2009년 프로 데뷔이후 3년만에 데뷔골을 터트린 김주영이 인터뷰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상주=하성룡 기자


2009년 프로 데뷔이후 3년만에 데뷔골을 터트린 김주영(23·경남)이 특히 고마워 해야 할 사람은?

김주영은 22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K-리그 29라운드에서 2-0으로 앞선 후반 23분 헤딩슛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만들었다. 경남은 윤빛가람 서상민 김주영의 연속골에 힘입어 상주에 3대1 완승을 거뒀다.

K-리그 데뷔골이 김주영을 다시 인터뷰실로 이끌었다. 그는 "2년만에 하는 인터뷰"라며 "고등학교 2학년 이후 6년만에 넣은 골이다. 그동안 꼭 한 골 넣고 싶었다"고 밝혔다.

수비수에게 흔치 않은 골 욕심이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곽태휘(30·울산) 서상민(25·경남) 그리고 한 여성 팬, 세 사람의 자극 때문이다.

첫 번째 자극은 힘든 재활을 하면서 받았다. 지난해 12월 카타르아시안컵 A대표팀 제주 서귀포 전지훈련에서 십자인대가 파열돼 수술과 기나긴 재활치료를 해야 했던 김주영은 "다음날이 보이지 않았다. 축구를 그만 둘까 생각했다"며 깊은 좌절감에 빠졌다. 하지만 "나도 (곽)태휘형처럼 골을 넣고 싶다"는 오기가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김주영은 "오래 쉬면서 태휘형의 활약을 봤는데, 저 형은 저렇게 골 많이 넣는데 아무리 수비수여도 한 골쯤 넣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다. 태휘형이 많이 넣는거 보니 나도 (문전에서)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시즌 7골을 넣은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자극을 준 첫 번째 대상이라면 두 번째는 팀 동료 서상민이다. 50경기가 넘도록 한 골도 넣지 못한 김주영은 서상민에게 그저 놀림 대상이었다. 김주영은 "상민이형이 골 못넣는다고 제일 많이 놀려서 골 넣어야겠다 생각했다. 오늘 같이 골 넣어서 기쁘다. 골 넣었을 때 오늘 한 턱 내라고 하려 했는데 같이 골 넣었으니 나눠서 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팀 동료의 자극이 수비수 김주영의 집중력을 끌어 올린 셈이다.


마지막은 한 팬으로부터 전해진 트위터 멘션. 지난 12일 '골 안 넣으면 나랑 결혼'이라는 한 여성 팬의 멘션이 그를 자극했다. 평소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농담도 많이 주고 받는 김주영은 이날도 장난으로 답했다. '3년만에 골 욕심 나네요.' 결혼(?)을 피할 첫 번 째 기회는 놓쳤다. 지난 16일 대구전(3대0 경남 승), 문전에서 단 한 번의 슈팅 찬스가 왔는데 땅을 찼다. 동료들의 비웃음과 여성팬의 멘션이 생각났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2일, 그토록 바라던 데뷔골을 넣었다. "정말 100경기 동안 골 못 넣을 줄 알았다"며 호쾌하게 웃는 그의 얼굴이 유독 밝았다.


상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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