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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데뷔골이 김주영을 다시 인터뷰실로 이끌었다. 그는 "2년만에 하는 인터뷰"라며 "고등학교 2학년 이후 6년만에 넣은 골이다. 그동안 꼭 한 골 넣고 싶었다"고 밝혔다.
수비수에게 흔치 않은 골 욕심이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곽태휘(30·울산) 서상민(25·경남) 그리고 한 여성 팬, 세 사람의 자극 때문이다.
김주영은 "오래 쉬면서 태휘형의 활약을 봤는데, 저 형은 저렇게 골 많이 넣는데 아무리 수비수여도 한 골쯤 넣어야 되지 않겠나라고 생각했다. 태휘형이 많이 넣는거 보니 나도 (문전에서)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시즌 7골을 넣은 '골 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자극을 준 첫 번째 대상이라면 두 번째는 팀 동료 서상민이다. 50경기가 넘도록 한 골도 넣지 못한 김주영은 서상민에게 그저 놀림 대상이었다. 김주영은 "상민이형이 골 못넣는다고 제일 많이 놀려서 골 넣어야겠다 생각했다. 오늘 같이 골 넣어서 기쁘다. 골 넣었을 때 오늘 한 턱 내라고 하려 했는데 같이 골 넣었으니 나눠서 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팀 동료의 자극이 수비수 김주영의 집중력을 끌어 올린 셈이다.
마지막은 한 팬으로부터 전해진 트위터 멘션. 지난 12일 '골 안 넣으면 나랑 결혼'이라는 한 여성 팬의 멘션이 그를 자극했다. 평소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농담도 많이 주고 받는 김주영은 이날도 장난으로 답했다. '3년만에 골 욕심 나네요.' 결혼(?)을 피할 첫 번 째 기회는 놓쳤다. 지난 16일 대구전(3대0 경남 승), 문전에서 단 한 번의 슈팅 찬스가 왔는데 땅을 찼다. 동료들의 비웃음과 여성팬의 멘션이 생각났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22일, 그토록 바라던 데뷔골을 넣었다. "정말 100경기 동안 골 못 넣을 줄 알았다"며 호쾌하게 웃는 그의 얼굴이 유독 밝았다.
상주=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