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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한 "6강 미련없다" 발언의 속뜻은?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10-18 14:00


최진한 경남 감독. 사진제공=경남FC

최진한 경남 감독은 지난달 24일 강원과의 K-리그 26라운드를 득점없이 비긴 뒤 "6강 싸움이 힘들어졌다. 젊은 선수들 위주로 내년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9위로 처지며 당시 6위였던 부산(승점 40)과의 승점차가 7까지 벌어졌다. 6경기 연속(2무4패)으로 승리를 챙기지 못하면서 사실상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들어졌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최 감독이 6강에 대한 마음을 비운 뒤, 경남이 확 변했다. 최근 부산과 대구를 연파하며 2연승의 상승세를 탔다. 6강진출이 다시 가시권에 들어왔다. 28라운드를 마친 현재, 경남은 8위(승점 39)에 올라 6위 울산(승점 42)을 승점 3차이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대구를 3대0으로 제압한 16일, 최 감독의 말에 변화가 생겼을까. 대답은 '노'였다. 여전히 "6강에 대한 미련이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따로 밝힌 속내는 달랐다. "왜 6강 진출에 관심이 없겠나. 가고 싶다."

겉과 속이 다른 이중행보다. 팀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최 감독은 "6강보다는 내년 시즌을 준비하자고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부담감에서 최대한 벗어나게 하려 한다. 그동안 계속 승리를 못하면서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부담감이 많았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하지만 6강 부담감을 떨치니 선수들의 플레이가 좋아졌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 부담감은 벗었지만 긴장감을 계속 유지시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승강제에 앞서 스플릿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내년 시즌에 대비,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기회를 주고 있는데 위기의식을 느낀 주전 선수들에게 채찍을 가하는 효과까지 얻었다. 윤일록(19) 김주영(23) 조르단(21)등 신예들과 용병,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들을 기용하며 팀에 변화를 준 것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내년 시즌을 준비하면서 동시에 6강진출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회식의 힘'도 경남 상승세의 원동력이다. 경남 구단은 부산전을 앞두고 서상민(25)의 통산 100경기 출전을 기념해 선수단에게 거하게 쐈다. 대구전을 앞두고는 최 감독이 자비로 선수단에게 또 쐈다. 선수단은 오랜만에 회포를 풀며 지친 심신을 달랬다. '회식=승리'라는 우스갯소리가 구단 내에 돌았다. 팀 분위기가 좋을 때 들리는 좋은 징조다. 최 감독은 "정말 회식을 해서 이긴지는 모르겠지만 상주전(22일)을 앞두고 다시 회식을 해야 하나? 이길수만 있다면"이라며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정규리그 2경기씩을 남겨둔 가운데 상승세를 탄 경남이 6강 전쟁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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