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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악재에 침체된 UAE, 과연 만만한가?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09 14:05


◇조광래호와 일전을 앞두고 있는 UAE는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한 수 아래지만, 결코 만만히 볼 상대는 아니다. 6일 중국 선전에서 훈련 중인 UAE선수단의 모습. 사진출처=UAE축구협회 홈페이지

조광래호와 일전을 앞둔 아랍에미리트(UAE)는 난파 직전에 몰려 있다.

호기롭게 출전했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에서 2연패를 당했다. 시작부터 삐그덕 거렸다. 2004년 이후 7년 동안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던 쿠웨이트에게 덜미를 잡혔다. 명예회복을 벼르며 가졌던 레바논과의 2차전 원정에서도 1대3으로 패하면서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UAE축구협회는 레바논전 직후 스레츠코 카타네크 감독에게 해고 통보를 내렸다. 자국 출신 압둘라 미스피르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으나, 한국전을 앞두고 가진 중국과의 평가전에서 1대2로 패하며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불의의 사고로 유망주를 잃는 아픔도 겪었다. 한국전 출전이 유력시 됐던 공격수 제얍 아와나(21·바니야스)가 9월 25일 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한 것이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UAE가 한국을 꺾고 결승까지 오르는데 일조하면서 큰 기대를 받았던 아와나의 죽음은 UAE대표팀을 충격에 몰아 넣었다.

여러 면에서 한국의 우세가 점쳐진다. 폴란드와의 평가전을 통해 전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힘과 압박에서 폴란드와 UAE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선수들도 이런 점을 토대로 큰 자신감을 갖고 있다. 레바논전 6대0 대승의 기억이 남아 있는 안방에서 경기가 열리는 점도 한결 편안하게 UAE전을 치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방심할 수 없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한 수 아래로 평가됐던 UAE에게 연장 막판에 실점하면서 동메달에 그쳤다. 스피드와 개인기를 앞세워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선 UAE를 공략하는데 실패했다. 올림픽팀과 A대표팀의 수준은 틀리다. 그러나 팀 컬러는 비슷한 점이 많다. 문을 걸어잠그는 팀에게 고전했던 것은 홍명보호나 조광래호 모두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같은 결과가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미스피르 감독이 카타네크 감독 밑에서 중용되지 못했던 기존 주전인 이스마일 마타르와 바시르 사이드(이상 알 와다), 마지드 나세르(알 와슬) 등을 다시 불러들인 점도 눈에 띈다. 어수선한 팀 분위기를 베테랑 기용으로 다잡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여기에 아와나의 죽음으로 결집된 UAE 선수들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동료의 죽음에 한국 원정 호성적으로 보답하자는 팀 정신이 살아났다. "UAE가 2연패를 당했지만, (한국전을 앞두고)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는 조 감독의 말은 괜한 엄살이 아니다. UAE가 3차예선 시작 전까지만 해도 다크호스라는 평가를 받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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