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홍명보 감독 "A대표팀과의 파주 3박4일 동거, 긍정적"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10-07 14:55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

"A대표팀과의 동거, 어린 선수들에게 긍정적인 측면이 많았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의 '파주 동거 후기'다. 홍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지난 4일부터 3박4일간 파주NFC에서 '한지붕 두가족'으로 지냈다. 홍명보호는 우즈베키스탄 평가전(7일), 조광래호는 폴란드 평가전(7일) 및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11일)을 앞뒀다. 공 좀 찬다는 대한민국 스타 플레이어들이 파주에 총집결했다.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가 일제히 파주를 향했고, 축구계 원로들도 양팀의 훈련장을 번갈아 찾으며 즐거운 이슈를 쏟아냈다. 3박4일 내내 대한축구협회 담당 직원들의 휴대폰도 불이 났다. 좁은 공간 내에서 양 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스케줄을 '실시간' 조율하느라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홍 감독은 "과거 핌 베어벡 감독 아래서 A대표팀 코치로 일할 때 올림픽팀과의 동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했다. 베어벡 감독이 A대표팀과 올림픽팀 감독을 겸임하던 시절이라 양팀의 동거는 자연스러웠다. 물론 이번처럼 폭발적인 관심도 없었다.

파주NFC 숙소 3층의 올림픽대표팀과 4층의 A대표팀은 훈련 시간 이외에 엘리베이터와 복도를 오가며 수시로 얽혔다. 지동원(20·선덜랜드) 홍 철(21·성남) 김영권(21·오미야) 홍정호(22·제주) 서정진(22·전북) 등 '올림픽호'에서 잔뼈가 굵은 A대표팀 선수들에게 또래 선수들과의 '동거'는 즐거웠다. 역으로 A대표팀의 꿈을 키우는 올림픽대표팀의 동료나 후배들에게 이들의 존재는 자극제로 작용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즐거운 시간이 됐을 뿐만 아니라, A대표팀을 가까이서 지켜보며 새로운 목표가 생기고 동기가 부여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컸다. 우리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A대표팀과 한지붕 아래 지내면서 '존중'과 '배려'의 미덕을 스스로 발휘했다. 모의고사를 앞둔 팀과 당장 수능을 앞둔 팀의 분위기는 다를 수밖에 없다. 홍 감독은 "올림픽팀은 평가전이고, A대표팀은 월드컵을 준비하는 힘든 상황인 만큼 선수단 전체가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홍 감독은 '동거 파트너'로서 조심성은 잃지 않았지만 A대표팀과 함께 할 어린 선수들의 '기 살리기'에는 같히 신경을 썼다. 입소를 앞두고 선수단에게 "깔끔하게 입고 오라"는 특별지령을 내렸다. 후드티나 트레이닝복 대신 재킷, 면바지를 차려입은 말쑥한 선수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전날 김 호 전 대전 시티즌 감독의 "월드컵을 준비하는 A대표팀이 올림픽팀보다 우선"이라는 발언에 대해 "올림픽팀이 우선이라고 내 입으로 말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라는 말로 현실을 긍정하면서도 할 말은 했다. "한국축구에서 올림픽의 중요성은 크다. 김 호 감독님이 파주에 오랜만에 오셔서 우리 어린 선수들을 격려해주고 가셨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 아쉬움은 있다"고 했다.

6일 오후, A대표팀이 폴란드전 실전 훈련을 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떠났다. 모처럼 올림픽대표팀의 뜨거운 함성이 파주의 오후를 점령했다. 입소 이후 처음으로 메인 훈련장을 꿰찼다. 호랑이 없는 숲에 신이 난 여우처럼 신명나게 볼을 차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