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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충성-하베나르, 일본 원톱은 이방인의 경연장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0-06 11:29


네덜란드 혈통의 고후 공격수 마이크 하베나르. 소집 지난 8월 말 일본 국내파 훈련 때 헤딩을 하고 있는 하베나르. 사진출처=스포츠닛폰 홈페이지

빼어난 미드필더 자원은 많지만 정통 공격수 부족에 시달려온 일본축구대표팀에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순수 일본인 공격수가 아닌 귀화 선수들 간에 최전방 공격수 포지션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일교포 4세로 2007년 귀화한 이충성(26·히로시마·일본명 리 다다나리)과 네덜란드 출신 마이크 하베나르(24·고후)가 주인공이다. 알베르토 자케로니 일본대표팀 감독은 7일 베트남과의 친선경기에 3-4-3 포메이션을 쓰겠다고 공언했는데, 이충성과 하베나르가 가장 유력한 스리톱의 최전방 공격수 자원이다.

이충성과 하베나르는 J-리그에서 득점왕을 다투는 최고의 골잡이다. 지난해 J2-리그 득점왕(31경기 20골)에 오르며 소속팀 고후를 1부 리그로 끌어올린 하베나르는 이번 시즌 14골을 넣어 득점 2위, 이충성은 13골로 3위에 랭크돼 있다.

현재 득점 1위는 15골을 넣은 호주 출신 공격수 조슈아 케네디(29·나고야).

스타일은 차이가 크다.

이충성(1m82, 74kg)은 활동폭이 크고, 상대 수비수와의 몸싸움에 능하다.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골을 노린다. 일본에서는 드문 왼발잡이다. 1m94의 장신인 하베나르의 장점은 고공 플레. 한때 일본축구의 희망으로 불렸던 히라야마 소타(26·FC도쿄·1m90)를 넘어 일본대표팀 사상 최장신 선수다. 자케로니 감독은 하베나르의 제공권을 활용하기 위한 세트피스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하베나르는 "베트남전에서 나의 장점을 살려 꼭 골을 넣겠다"고 했다.


호주와의 카타르아시안컵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이충성이 특유의 화살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스포츠조선 DB
지난해까지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둘은 올시즌 소속팀을 넘어 리그의 간판 공격수로 도약해 A대표가 됐다.

이충성은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 때 처음으로 A대표로 발탁됐다. 호주와의 결승전에 교체 출전해 연장전에서 결승골을 넣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하베나르의 아버지는 일본축구대표팀 코치를 역임한 디르크 하베나르이고, 어머니는 네덜란드 육상 7종경기 대표로 활약했다. 하베나르는 1987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났으며, 1993년 가족이 일본으로 귀화했다.

하베나르는 9월 2일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북한전에 교체출전해 A매치에 데뷔했다. 2경기에 나섰지만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충성도 대표팀에서 입지를 굳히려면 골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꾸준히 대표로 뽑혀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아시안컵 호주전 결승골 이후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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