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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박주영-지동원, 3대(代) 공격 트리오 떴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10-05 19:57


지동원(왼쪽)과 이동국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파주=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최정민 조윤옥 이회택 차범근 최순호 황선홍 최용수.'

지금은 은퇴했지만 이들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축구사에 이름을 남긴 전설들이다. 동시에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선수들이다.

이들은 축구팬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안겼지만 이에 못지 않은 진한 아쉬움도 남겼다. 이회택-차범근, 혹은 차범근-최순호 등 2명씩 함께 뛴적은 있지만 3명의 선수가 동시에 뛴 적은 없었다. 축구팬들은 항상 '최정민 조윤옥 이회택이 함께 뛰었다면, 혹은 최순호 황선홍 최용수가 함께 뛰었다면 한국 축구사가 바뀔 것이었다'는 아쉬움 섞인 탄식을 하곤한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머리속으로만 상상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 각 연령대별로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3인방이 함께 뛰는 모습을 현실에서도 볼 수 있게 됐다. 한국 축구 공격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3대(代) 트리오' 이동국(32·전북) 박주영(26·아스널) 지동원(20·선덜랜드)이 5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이동국을 가운데 축에 놓고 왼쪽에는 지동원, 오른쪽에는 박주영을 배치한 뒤 여러가지 공격 전술 훈련에 나섰다. 포지션 실험의 목표는 단 하나. 최적의 조합 찾기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조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들이 빈번한 위치이동을 하면서 상대방을 공략하기를 원한다. 기동력이 뛰어나고 공간침투능력이 좋은 선수들로 공격진을 꾸린다. 덕분에 박주영과 지동원이 꾸준히 A대표팀에 승선해 활약했다.

문제는 이동국이었다. 이동국은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그가 들어가면 조 감독이 머리 속에 그리고 있는 구상이 무너질 수도 있었다. 조 감독이 이동국 발탁을 주저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피할 수 만은 없었다. 이동국만큼 골 냄새를 잘 맡는 스트라이커도 없었다. K-리그에서 16골,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9골을 기록했다. K-리그에서 15도움을 기록하며 넓어진 시야도 자랑했다. 조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동국을 발탁해 최적 조합 찾기에 나섰다. 맞부딪혔다.

훈련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이동국은 조 감독이 바라는 것 이상으로 넓게 움직였다. 지동원과 자주 위치도 바꾸며 공격에 나섰다. 날카로운 패스로 지동원 박주영에게 찬스도 만들어주었다. 골감각도 잃지 않았다. 임팩트있는 발리슈팅과 날카로운 중거리슛을 보여주며 조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조 감독은 훈련이 끝난 뒤 이동국에 대해 "움직임이 좋고 골 감각이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이어 "전방 공격수 모두 컨디션이 좋다"며 "측면 공격수도 좋아 세 명 모두 기용해 볼 생각도 갖고 있다"

선수들도 성과에 만족했다. 이동국은 "(지)동원이, (박)주영이와 처음 맞추어봤는데 편하다. 좋은 공격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동원은 "(이)동국이형의 볼터치가 정말 좋더라. 띠동갑인 동국이형, 여섯살 많은 주영이형과 함께 뛸 수 있어서 행운이다.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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