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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NFC에서 시작된 '3일 간의 동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0-04 14:21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은 4일 파주NFC에 소집되는 선수들에게 깔끔한 옷차림을 주문했다. 선수들은 각자 개성에 맞는 옷을 골라 입고 조용히 입소했다. 파주NFC에 입소하는 올림픽팀 선수들. 파주NFC=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폴란드와의 평가전 및 아랍에미리트(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3차전을 치를 A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은 여유가 넘쳤다. 윤빛가람(왼쪽)과 홍철, 구자철이 파주NFC에 걸어 들어오고 있다.

4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는 여느 때보다 들썩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과 홍명보 감독의 올림픽팀의 '동거'가 시작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다른 대표팀보다 관심도가 높은 두 팀이 파주NFC에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최근 흔치 않은 일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A대표팀과 올림픽팀 운영이 이원화되면서 두 팀이 파주NFC에서 만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오는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올림픽팀) 폴란드(A대표팀)와 경기를 치르는 더블헤더가 성사되면서 파주NFC에 동시 집결 명령이 떨어졌다.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홍 감독은 선수들에게 단정한 옷차림으로 파주NFC에 입소하라고 주문했다. 평소 트레이닝복 차림을 선호하던 선수들은 급하게 옷을 구입하느라 진땀을 뺐다. 가방을 메고 파주NFC에 들어서는 발걸음이 어색했다. 낮선 옷차림과 쏠리는 관심, 경기를 앞둔 긴장감 등이 겹쳐 얼굴도 잔뜩 굳어 있었다. 아우들에 비해 아무래도 경험이 많은 형님들은 여유가 넘쳤다. 올림픽팀 선수들이 소집을 마친 뒤부터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앞선 올림픽팀 선수들과는 달리 편한 복장으로 긴장반 설렘반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풍기면서 파주NFC의 문을 열었다.

파주NFC와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바빠졌다. 무게감이 큰 두 팀이 동거를 시작하다보니 신경 쓸 일이 여러모로 많았다. 한 명이 번갈아 가면서 맡았던 주무 역할을 둘로 나눴다. 훈련은 A대표팀이 전용 훈련장인 청룡구장을 쓰고, 올림픽팀은 바로 옆에 있는 백호구장을 쓰게 되어 있어 큰 무리가 없지만, 방 배정이나 식단, 미팅룸 사용 등 세세한 부분에서 동선이 겹치지 않게 애를 써야 했다. 자칫 서로에게 부담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미리 차단하자는 것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기존 올림픽팀이나 청소년팀은 기준 차가 크지 않아 한꺼번에 4팀이 들어와도 별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A대표팀은 여러모로 운영이 틀리다. 두 팀 모두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함께 생활하는 만큼 차이를 두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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