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라는 단어에는 남들이 하지 못한 일을 처음으로 해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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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축구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논란이 일었다. 최초 만석은 수원이 아닌 대전이라는 의견이 여기저기서 나왔다. 대전도 자신들이 최초의 K-리그 월드컵경기장 만석을 달성했다고 주장했다. 대전 관계자는 "K-리그 최초의 월드컵경기장 만석은 2003년6월18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전과 울산의 경기"라며 "당시 4만535석이 정원인 대전월드컵경기장에 4만3077명이 모여들었다. 우리가 수원보다 8년 먼저 만석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에 수원은 "당시 대전은 2002년 한-일월드컵 1주년을 기념해 붉은색 옷을 입은 어린이들은 무료 입장시켰고 부모님들도 50% 할인이었다. 그래서 대전이 만석은 기록했지만 매진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진정한 'K-리그 최초의 월드컵경기장 만석'은 매진을 기록한 우리의 몫이다"고 반박했다.
물론 K-리그 최초의 월드컵경기장 만석을 두고 수원과 대전이 펼치는 신경전을 놓고 굳이 시비를 가릴 필요는 없다. 재미있는 해프닝이다. 이런 신경전이 K-리그에서 또 다른 스토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앙숙인 수원과 대전 사이에서 발생한 신경전이기에 값어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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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후 대전 팬들을 폭발하게 만든 사건이 터졌다. 배기종이었다. 대전 연습생 출신 배기종은 2006년 말 우여곡절 끝에 수원으로 이적했다. 그 사이 태업이니 출전거부니 여러가지 말들이 많았다. 대전팬들로서는 배기종도, 그런 배기종을 데려간 수원도 곱게 보일리 없었다.
반대의 사례도 있다. 수원의 레전드 감독인 김 호 감독과 고종수는 2007년 대전의 옷을 입으며 양 팀 팬들 사이에 회자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양 팀 관계가 조용하다. 수원과 대전의 격차가 좀 더 벌어져 경기가 심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양 팀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이번 신경전은 양팀의 앙숙 관계를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다음 맞대결에서는 서로 더욱 으르렁거리게 됐다.
프로스포츠는 이야깃거리의 연속이다. 심하지 않는 범위안에서는 경기 외적인 갈등도 있어야 한다. 외국에서도 경기를 앞두고 감독과 선수들끼리 설전을 펼치며 분위기를 띄운다. 우리 K-리그라고 못할 것은 없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