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경기 당일에 장소변경, 한심한 여자축구연맹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30 14:19


◇WK리그를 주관하는 여자축구연맹의 한심한 일처리가 점입가경이다. 경기장소 변경을 알리는 첫 공지에는 고양종합운동장 주 경기장에서 보조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긴다는 말이 명시되어 있다. 사진캡처=여자축구연맹 홈페이지

한국 여자축구의 현실이 척박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해 17세 이하, 20세 이하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선전하면서 여자축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외롭게 뛰어야 하는 현실은 바뀐 것이 없다.

문제는 여자축구의 중흥을 이끌어야 할 여자축구연맹(회장 오규상)의 한심한 행정력과 무능력이다. 경기 일정과 결과, 전후반 점수 및 팀 순위와 득점자 정도가 여자축구 WK-리그 기록 집계 서비스의 전부라고 보면 된다. 관계자들은 인력 부족과 무관심을 탓할 뿐, 벗어나려는 노력도 없다.

최근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하나 추가됐다. 경기장 사정으로 일정이 조정되는 와중에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팬들의 혼란을 초래했다. 여자축구연맹은 지난 19일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22일과 29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치르기로 했던 WK-리그 19, 20라운드를 경기장 사정에 의해 보조구장으로 옮겨 치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경기 당일인 22일 여자축구연맹은 갑자기 장소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고양 어울림누리 별무리 구장으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경기 당일 또다시 장소가 바뀌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여자연맹은 경기 당일인 22일과 29일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고양종합운동장이 아닌 고양 어울림누리의 별무리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겠다고 밝혔다. 두 경기장 사이의 거리는 11㎞. 미리 공지를 하지 않으면 팬들 입장에서 찾아가기에 어려움이 따를 만한 거리다. 그러나 인터넷 홈페이지에 글 하나를 달랑 게재했을 뿐, 더 이상의 조치는 없었다. 언론이나 여자축구 팬사이트 등을 통해서라도 적극적으로 알렸어야 하는 중대 사안이다.

한 팬은 공지사항에 단 댓글에서 '(일정 변경 사실을) 모르고 (경기장에) 갔다가 고생 좀 했다. 매일 공지를 보는 것도 아닌데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성의 없는 일처리에 불만을 토로했다.


◇1주일 뒤인 29일에도 똑같은 일이 발생했다. 한 팬은 여자축구연맹의 성의없는 일처리에 불만을 토로했다.
대중의 무관심이 안일하고 무심한 행정의 이유나 변명이 될 수는 없다. 관심 있는 단 1명의 팬이라도 잡기 위한 열정과 내실 있는 노력들이 아쉽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까지 총 185억원을 투자하는 여자축구 활성화 방안이 단순히 여자축구의 반짝 인기에 영합, 외형을 불리는 선심 공약에 그쳐서는 안된다. 여자축구의 중흥을 이끌기 위해선 당연히 프로다운 행정력이 담보돼야 한다. 여자축구 열혈 팬들의 눈높이는 이미 여자축구연맹의 상상 이상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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