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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긴 시간이었다. 세 달 간의 줄다리기 협상이 드디어 열매를 맺었다.
거의 포기 상태였던 릴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냈고, 모나코를 설득했다. 결국 모나코는 릴의 조건을 받아들여 협상이 마무리됐다.
계약기간은 3년으로, 박주영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는 시기까지다. 모나코 및 박주영과 모든 협상을 마쳤고, 메디컬테스트와 입단식만을 남겨둔 상태다.
그러나 릴은 박주영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이달 초 박주영과 먼저 협상을 시작했다. 계약기간은 병역 의무 이행 시기 전까지인 3년, 기본연봉 150만유로(약 23억원)에 출전 경기 및 득점 수에 비례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제안다. 박주영이 승낙하면서 이적이 임박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릴이 모나코에게 150만유로의 이적료를 제시하면서 다시 물거품이 됐다. 모나코 구단 임원들은 릴과 두 번째 협상 직후 박주영을 구단 사무실로 불러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 고위 관계자가 "최악의 경우 올 시즌 잔류시키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정도였다. 오씨와 모라나가 거의 포기 상태였던 릴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불러냈다. 모나코를 설득해 25일 계약에 합의했다.
릴 이적으로 박주영은 오랜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이다. 릴은 지난 시즌 리그1 우승팀 자격으로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해 있다. 박주영은 그동안 이적의 첫 조건으로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에 나서는 팀을 꼽았다. 또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팀을 원했다.
릴은 박주영의 기량 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아 이적을 추진해왔고, 즉시전력감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럽 무대를 누비는 박주영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