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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중등축구연맹전]정영훈 양평중 감독, 시골학교에 기적일으켰다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25 20:01


"춘계와 추계연맹전에서 모두 우승한 팀은 저희가 처음이라고 하더라고요."

25일 IBK 기업은행 제47회 추계중등축구연맹전 충무그룹 정상에 오른 정영훈 양평중 감독(36)은 감격에 겨워했다. 양평중 지휘봉을 잡고 묵묵히 선수들을 지도한지 4년 만에 비로소 만개했기 때문이다. 정 감독은 "2007년 9월 양평중을 맡아 맨손으로 축구부를 일궜다. '왜 시골학교에서 썩고 있느냐'는 말도 들었다. 순수한 학생선수들과 함께 꿈을 이뤄보고 싶었다. 오늘 꿈을 이룬 것 같다"며 가슴 벅차했다.

정 감독은 지난 3월 춘계중등연맹전 화랑그룹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연거푸 그룹 최고봉에 올랐다. 양평중은 이날 신라중을 2대0으로 완파했다.

정 감독은 "불의의 부상으로 2005년 프로에서 은퇴한 뒤 일찍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지방대(동의대) 출신이라는 핸디캡을 뛰어넘기 위해 더욱 더 노력하고 공부해왔다"며 걸어온 길을 돌아봤다. 2001년 K-리그 대전에서 프로에 데뷔한 그는 4년 만인 2004년 대구에서 은퇴했다. 프로 통산 57경기 6골 6도움을 올렸다. 은퇴 직후인 30세 때 신한중에서 지도자를 시작해 동의대를 거쳐 양평중에 둥지를 틀었다. "선수들 가르치느라 결혼도 작년에서야 했다. 6월 아들이 태어났는데 집에 한 달 밖에 못 가 미안하다"는 그는 "선수 때 우승 경험이 별로 없었는데 감독 되고 나서 우승을 다 해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김선교 양평군수에게 감사의 뜻도 전했다.

정 감독은 고충과 지도철학도 밝혔다. 그는 "학부모들이 시골학교(양평중)에 선뜻 학생들을 진학시키기 꺼려해 선수 수급에 애를 먹었다"며 "지금의 우리 학생들은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다. 일반학생과 똑같이 공부시키고 방과 후에만 훈련시켰다. 인성과 기본기를 강조해 온 게 우승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제47회 추계중등축구연맹전 그룹별 결승 전적(25일)

청룡


원삼중 1-0 광양제철중

화랑

북성중 1-0 양산중

충무

양평중 2-0 신라중

백호

유성중 4-1 청학중

봉황

부평동중 3-0 용마중

◇그룹별 시상

=우승=준우승=최우수선수상=득점상=골키퍼상

청룡=원삼중=광양제철중=백승혁(원삼중)=-=박재형(원삼중)

화랑=북성중=양산중=김선우(북성중)=김영대(삼일중)=박준수(북성중)

충무=양평중=신라중=변형섭(양평중)=윤태을(제주중)=김지원(양평중)

백호=유성중=청학중=이승빈(유성중)=이승빈(유성중), 김종학(청학중)=임종국(유성중)

봉황=부평동중=용마중=장용수(부평동중)=정대영(부평동중)=류우정(부평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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