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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잘못 놀린 무리뉴, 징계로 올시즌 절반 날릴수도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8-24 10:24 | 최종수정 2011-08-24 10:24


18일 슈퍼컵도중 무리뉴 감독(오른쪽) 비야노바 코치를 가격하고 있다. 사진캡처=마르카 홈페이지

손가락을 잘못 놀린 조제 무리뉴 감독(48·레알 마드리드)이 스페인 생활 중 최대 위기를 맞았다.

24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언론들은 일제히 바르셀로나 코치를 가격한 무리뉴 감독이 최대 15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축구협회는 23일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무리뉴 감독과 티토 비야노바 코치간의 행위에 대해 조사할 것이다'고 밝혔다. 스페인축구협회의 룰 조항 98조와 100조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의 행위는 4경기에서 최대 15경기의 징계까지 가능하다. 자칫 올시즌 절반 가까이를 날릴 수도 있다.

사건은 이렇다. 바르셀로나가 3-2로 앞서고 있던 18일 슈퍼컵 2차전 후반 인저리타임. 레알 마드리드의 마르셀로가 바르셀로나의 세스크 파브레가스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격앙된 양팀 선수들은 곧바로 몸싸움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무리뉴 감독이 끼어들었다. 무리뉴 감독이 티토 빌야노바 바르셀로나 코치에게 다가가 손가락으로 눈을 찔렀다. 깜짝 놀란 비야노바 코치는 무리뉴 감독을 떠밀었다. 무리뉴 감독은 이 행동 뒤에 웃음 지었고, 이 장면이 그대로 중계 화면에 잡혔다.

'손가락 파문'은 일파만파 커졌다. 무리뉴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난 누가 빌야노바인지인지 몰랐다. 카메라가 다 봤을 것이다. 난 인성교육을 받은 사람이다. 먼저 품위를 떨어트리지는 않는다"고 발뺌했지만, 안팎에서 그의 행동에 대한 비난이 커졌다. 후안 가스파르트 전 바르셀로나 회장은 "무리뉴 감독은 이중인격자",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도 "무리뉴 감독이 스페인 축구를 파괴하고 있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치 않았다. 호르헤 발다노 레알 마드리드 전 단장조차 "무리뉴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수치"라고 비난행렬에 동참했다.

사태가 커지자 경질설도 제기됐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구단주는 무리뉴 감독의 계속된 기행에 '참을성에 한계가 왔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귀족적인 이미지를 유지한 레알 마드리드로서는 무리뉴 감독의 행위가 못마땅하다는 의견이 구단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개의치 않다는 표정이다. 무리뉴 감독은 구단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나의 태도에 대해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을 둘러싼 비난에 대해 "몇몇 사람들은 축구인들이 가진 위선에 대해 저보다 더 적응을 하고 있는것 같다. 나는 위선자가 되는 법을 배우지 못했고, 배우고 싶지도 않다"며 특유의 독설을 날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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