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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물 먹은 릴, 여전히 박주영 원하고 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24 08:30


◇박주영 영입에 두 차례나 실패했던 릴이 여전히 박주영 영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A대표팀에서 활약하는 박주영의 모습. 스포츠조선DB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 우승을 차지했던 릴은 오래 전부터 박주영(26·AS모나코) 영입에 공을 들였던 팀이다. 올 시즌 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일정까지 많은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공격수 보강이 절실했다. 세 시즌 동안 모나코에서 뛰며 기량을 입증한 박주영은 알맞은 영입대상이었다.

릴은 지난 6월 말부터 모나코가 제시했던 600만유로(약 92억원)의 이적료와 비슷한 조건을 제시하면서 박주영과 협상에 돌입, 영입 직전까지 가는 모습을 보였다. 세부 협상이 한 차례 결렬된 뒤에도 직접 박주영과 협상해 합의를 이끌어내는 적극적인 행보를 펼쳤다. 그러나 병역 문제를 이유로 모나코가 제시했던 이적료의 절반도 안되는 150만유로(약 26억원)를 제시해 또 다시 영입에 실패했다. 프랑스 현지 언론들은 두 차례나 협상에 실패한 릴이 박주영 영입을 포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릴은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31일까지인 여름 이적시장 종료 시점까지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모나코 라디오방송인 라디오몬테카를로(RMC)는 24일(한국시각) 릴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릴이 박주영의 영입을 위해 모나코와 다시 협상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릴은 모나코와 협상을 통해 박주영의 이적료를 낮춰 영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레드릭 파켓 릴 부국장은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해 본 결과, 박주영이 2년 6개월 뒤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귀국해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를 연기하는 것도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병역 문제가 여전히 이적협상의 관건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릴이 박주영 영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는 인식 때문이다. 프랑스 현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릴은 박주영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수치 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와 폭넓은 활동량에 주목하고 있다. 박주영에 대해서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주영 영입을 통해 경쟁자들에게 동기 부여를 하고 실질적인 팀 전력 상승 효과를 얻겠다는 것이 릴의 계획인 것이다.

남은 시간은 1주일 뿐이다. 릴은 최소 비용으로 박주영을 영입하려 하고 있고, 모나코는 600만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박주영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릴은 박주영이 꼭 필요하고, 리그2(2부리그)에서 빠듯한 살림살이로 운영해야 하는 모나코는 연봉 100만유로(약 15억원)의 박주영을 더 잡아두기 힘든 실정이다. 때문에 양측은 남은 1주일 간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이끌어 낼 전망이다. 하지만, 모나코가 끝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박주영이 모나코를 떠나기는 힘들 전망이다. 이럴 경우, 박주영은 오는 12월까지 모나코에서 리그2 일정을 소화한 뒤, 겨울 이적시장에서 새 둥지 찾기에 다시 나서야 한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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