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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수원전 앞둔 김호곤 감독이 내민 한자성어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08-23 14:11 | 최종수정 2011-08-23 14:22


지난 4일 FA컵 4강 조추첨 행사가 끝난 뒤 우승컵을 가운데에 두고 포즈를 취한 윤성효 수원 감독(왼쪽)과 김호곤 울산 감독.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 장수와 말단 병사까지 같은 꿈을 갖고 있으면 이긴다는 뜻이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최근 지인으로부터 손자병법에 나오는 이 말을 듣고 무릎을 쳤다. 현재 울산이 처한 상황, 울산에 필요한 것, 김 감독이 마음에 품고 있던 생각이 그대로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뭐 하나 생각대로 되는 게 없다. 울산은 최근 정규리그에서 3연패를 당했다. 시즌 후반기 치고올라가야하는데 뒷걸음질이다. 상대가 K-리그 최약체인 성남 일화, 대전 시티즌이었기에 더 뼈아픈 패배였다. 선수와 감독 모두 고개를 들지 못했고, 팀 분위기는 물에 젖은 솜처럼 무거워졌다. 지난달 말 경남FC에서 브라질 출신 공격수 루시오를 의욕적으로 영입했지만 공격은 여전히 체한 듯 답답하다. 루시오의 가세로 득점력이 금방 좋아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팀 조직력이 흐트러졌다. 분위기 반전이 꼭 필요한 시점. 그러나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 감독은 부진의 원인이 자신의 탓 이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K-리그를 잊고 당장 눈앞에 닥친 FA컵 4강전만 생각하자고 주문했다.


4일 FA컵 4강 조추첨식이 끝난 뒤 성남 라돈치치와 포항 신형민, 수원 염기훈, 울산 고슬기(왼쪽부터)가 우승컵을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재현 기자 basser@sportschosun.com
24일 FA컵 4강전 상대인 수원 삼성은 정규리그 3연승 중이다. 이 기간에 9골을 넣었는데 실점이 '0'다. 시즌 중반까지 흔들리던 수원은 오범석이 중앙 수비수를 맡고, 오장은이 왼쪽 측면 윙백으로 나서면서 수비에 안정을 찾았다.

FA컵 2연패를 노리는 수원은 최근 팀 분위기로 볼 때 분명 울산에게 버거운 상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올인'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수원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고 했다. 울산으로선 승부수를 던져야할 시점이다. 24일 FA컵 4강전에 이어 27일 정규리그 23라운드 상대가 수원이다.

선수들의 인연도 흥미롭다. 현재 수원의 베스트 11 중 무려 4명이 울산 출신이다. 공격수 염기훈과 공격형 미드필더 이상호, 수비수 오장은 오범석이 울산을 거쳐 수원에서 뛰고 있다. 지난 4월 정규리그에서는 오장은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수원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윤성효 수원 감독에게 FA컵은 특별하다. 지난 여름 차범근 감독의 후임으로 수원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은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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