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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의 자화상, 유럽파 주전이 사라진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8-23 12:03 | 최종수정 2011-08-23 12:07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기성용 박지성 지동원(왼쪽부터). 스포츠조선 DB

2011년 8월, 한국 축구의 코드는 '슬픈 자화상'이다.

한-일전 참패(0대3)에 이어 2011~2012시즌 초반 유럽파 주전이 사라지고 있다.

'맏형' 박지성(30·맨유)이 열쇠를 빼앗겼다. 맨유는 23일(이하 한국시각)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토트넘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개막전을 치렀다. 박지성은 15일 1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2대1 승) 원정에 이어 또 다시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박지성 대신 올시즌 영입한 애슐리 영을 선택했다.

맨체스터 시티와의 커뮤니티실드, 1라운드에선 결장했으나 이날 첫 선은 보였다. 2-0으로 앞선 후반 37분 영과 교체투입됐다. 백방으로 뛰며 슈팅을 1개 기록했다. 하지만 '영 선발, 박지성 후보' 체제로 흐르고 있는 양상은 지울 수 없다. 영국 스포츠전문채널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에 대해 '빛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Little time to shine)'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을 줬다. 맨유는 웰백-안데르손-루니의 릴레이포를 앞세워 3대0으로 완승했다.

'영원한 주전' 이청용(23·볼턴)도 없다. 프리시즌에서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회복하는데 6~7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빨라야 내년 1~2월쯤 복귀할 예정이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8호 지동원(20·선덜랜드)은 적응 중이다. 그는 2경기 연속 교체출전했으나 눈에 띄는 활약은 펼치지 못했다. 출전 시간은 43분이었다.

눈을 독일, 스코틀랜드, 프랑스로 돌려도 양상은 비슷하다. '불박이 주전'은 기성용(셀틱)과 손흥민(함부르크) 뿐이다.

기성용은 셀틱이 치른 5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하며 2골을 터트렸다. 상종가다. EPL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셀틱이 불쾌함을 토로할 정도다. 애스턴 빌라, 토트넘, 블랙번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손흥민은 6일 고열로 결장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개막전을 제외하고 최근 2경기 연속 선발 출격했다. 첫 출격에선 헤르타 베를린을 상대로 데뷔골을 뽑아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기성용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차두리(31)는 5경기 중 1경기 풀타임 출전에 그쳤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의 구자철(22)은 부상이 겹치며 3경기 중 1경기 출전했다. 그것도 교체였고, 21분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프랑스 무대의 기둥이자 조광래호의 주장 박주영(26)은 시동도 걸지 못했다. 여전히 이적 협상 중이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박주영이 이번 주안에 새로운 팀이 결정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설사 팀이 결정나더라도 떨어진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세르의 정조국(27)과 발랑시엔의 남태희(20)도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팀은 3경기를 치렀다. 출전 시간은 정조국이 4분, 남태희는 12분에 불과하다.

물론 시즌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그러나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더 길어질 경우 한국 축구로서도 큰 손실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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