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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 감독 취임 한달, 대전에 어떤 변화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8-21 14:02 | 최종수정 2011-08-21 14:03


부임 한달을 맞은 유상철 감독이 대전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인간은 역시 적응의 동물인가봐요."

낯설었던 선수들의 면면도, 열악함에 깜짝 놀랐던 시설도 꽤 익숙해졌다. 유상철 감독이 대전에 부임한지 한달이란 시간이 지났다. 승부조작파문 등 해결해야할 많은 과제를 안고 출발한 감독직이었지만, 지금까지는 2승1무1패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패배주의에 빠져 의욕 없이 눈치만 슬금슬금보던 선수들의 눈빛에서 이기고자하는 근성이 느껴지고 있다. '프로다운 프로'를 강조한 유 감독의 전략이 맞아떨어지고 있다.

유 감독은 부임하자마자 선수들의 정신상태를 뜯어고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훈련에서도, 미팅에서도 '가난한 시민구단이지만 우리는 프로다. 아마추어같은 근성을 버려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라'고 선수들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했다. 그러자 선수들이 달라졌다. 유 감독은 "이제 선수들이 이기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어떻게 이기는지를 알려주는게 내 몫"이라고 했다. 이기는 법을 찾기 위해 밤을 새웠다.

유 감독은 한달새 치른 4경기에서 승,무,패를 다 경험해봤다. 강원전(1대0)처럼 감격의 승리도, 제주전(3대3)처럼 드라마틱한 무승부도, 수원전(0대4)처럼 완패도 해봤다. 막연했던 프로 감독이 어떤건지 조금씩 알게 됐다. 무엇보다 대전을 상위권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유 감독은 "16개 구단 비디오를 분석해보니 못이기겠다는 생각이 드는 팀이 없더라. 앞으로 팀을 잘 만들면 좋은 성적도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울산전은 달라진 대전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대전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울산과의 K-리그 22라운드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에서 만족스러웠다. 대전 선수들은 강력한 압박과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 끈끈한 조직력을 선보였다. 유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밝힌 '2002년 한-일 월드컵의 한국팀처럼 만들고 싶다'던 포부 그대로였다. 대전 관중들은 변화된 대전에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유 감독은 울산전을 "만족할 수는 없지만 60점 정도 줄 수 있는 경기"라고 말했다. 한달전 강원전에서 30점 밖에 되지 않는 경기라고 했다. 취임 한달만에 30점의 변화를 보인 대전. 유 감독의 마법이 대전을 몇점까지 만들 수 있을까.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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