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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의 시대, 멈출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8-21 14:33



FC서울과 맞닥뜨리는 사령탑은 예외가 없다. 몬테네그로 출신 특급 킬러 데얀(30)을 머릿속에 그린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수비수들에게 봉쇄 해법을 제시한다. 맨투맨과 협력수비가 혼합돼 있다. 휘슬이 울린다. 전략이 허물어진다. 데얀은 멈출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으로 그라운드를 수놓는다. 알고도 당하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아트사커처럼 K-리그는 그의 독무대다.

2007년 K-리그에 발을 들인 후 다섯 번째 시즌을 맞았다. 인천을 거쳐 2008년 서울에 안착했다. 2011년 데얀의 전성 시대다. 그는 20일 새로운 개인 기록을 작성했다.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2라운드 제주와의 원정경기에서 2골을 터트리며 팀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박경훈 제주 감독은 서울전 10경기(3무7패) 무승 사슬을 끊기 위해 어느 경기보다 준비를 많이했다. 20~30분 만에 끝내는 선수단 미팅을 1시간 가까이 했다. 세밀할 플레이를 일일이 지시했다. 첫 번째 주문이 데얀의 그림자 수비였다. 박 감독은 "설욕을 벼르고 준비도 많이 했는데 완패를 했다. 데얀에 대해 준비를 많이했는데 2골을 허용한 것이 아쉽다"며 고개를 떨궜다. 헛수고였다.

17호골을 쏘아올렸다. 올시즌 21경기 출전 만에 정규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2008년 29경기에서 15골을 터트린 최고 기록은 사라졌다. 또 이날 K-리그 통산 150경기(정규리그와 컵대회) 출전 기록을 세웠다. 골 시계는 84골을 가리켰다. 경기당 평균 0.56골이라는 놀라운 결정력을 과시했다. 최고의 용병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샤샤(271경기 출전, 104골·경기당 0.38골), 라데(147경기 출전, 55골·경기당 평균 0.37골)와도 비교를 거부한다.

데얀은 만면에 미소가 넘쳤다. 비로소 첫 득점왕 등극의 희망을 피력했다. 그는 개인타이틀에 있어서는 무관의 제왕이었다. 15골로 득점 공동선수를 달리던 상주 김정우는 21일 수원전에서 침묵했다. 득점 부문 단독 선두다. "앞으로 몇 골을 터트릴지 나도 모른다. 요즘 컨디션이 너무 좋다. 20골 이상 기록하면 득점왕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포스트시즌까지 8경기가 남았다. 20호골 돌파는 시간 문제다.

서울은 데얀의 멀티골을 앞세워 올시즌 K-리그 최다연승인 파죽의 6연승을 달렸다. 통산 최다 연승인 9연승 기록(2002~2003년·성남, 울산)에 바짝 다가섰다. 향후 일정도 좋다. 서울은 최약체인 강원(홈), 대구(원정), 부산(홈), 대전(홈) 등과 차례로 격돌한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연승의 시발점이 데얀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리고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나도 모르겠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주체하지 못할 정도"라며 웃었다.
서귀포=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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