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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박지성' 김보경(22)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의 꿈을 일단 접었다. 소속팀 세레소 오사카와의 신의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보경은 '청운의 꿈'을 잠시 미루기로 결정했다. 구단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 앞서 독일 분데스리가 보훔으로 이적한 미드필더 이누이 다카시의 영향이 컸다. 김보경까지 둥지를 옮길 경우 세레소는 심각한 전력누수가 불가피했다. 현재 소속팀도 18개팀 중 14위(6승7무8패·승점 25)에 처져있다. 특히 9월 14일 전북 현대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전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세레소 입장에서는 공격의 핵 김보경이 꼭 필요하다.
EPL행 포기는 구단이 지난해 자신을 믿고 기다려준 것에 대한 보답이기도 하다. 김보경은 지난해 세레소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외국인선수 쿼터가 모두 차있는 상태였다. 그러자 세레소가 적극 나섰다. 김보경의 경기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임대할 팀을 물색했다. 김보경은 황보관 전 FC서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일본 J2-리그 오이타 트리니타로 임대됐다. 세레소는 1년 뒤를 내다보고 김보경의 성장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세레소로 복귀한 김보경은 6개월 밖에 뛰지 않고 다름 팀으로 옮기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다고 생각했다. 유럽 진출의 적기였지만, 아쉬움을 뒤로하고 김보경은 한템포 쉬어가는 것을 택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