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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향한 일편단심' 릴의 속내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17 10:23


◇박주영. 스포츠조선DB

릴이 여름이적시장에서 박주영(26·AS모나코) 영입을 추진하면서 보여준 모습은 가히 일편단심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하다.

그만큼 올 시즌의 릴에게는 박주영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14골 10도움을 기록한 코트디부아르 출신 공격수 제르비뉴가 아스널(잉글랜드)로 이적한 것이 컸다. 리그1 득점왕을 차지한 무사 소우가 건재하나, 그의 활약은 제르비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제르비뉴를 대체할 만한 백업요원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와 리그 일정을 동시에 진행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을 내렸다. 2001년 첫 출전 이래 네 번째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에 도전하는 릴의 1차 목표는 지난 2006~2007년과 같은 16강 진출이다. 천문학적인 수익을 안겨주는 챔피언스리그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무대다. 성공을 위해서는 힘의 안배가 필요한데, 그러기 위해 박주영이 필요한 것이다.

박주영은 지난 세 시즌간 리그1에서 뛴 검증된 자원이다. 2010~2011시즌에는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면서 실력을 증명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몸값은 저렴하다. 병역 문제가 밝혀진 뒤 800만유로(약 124억원)를 호가하던 이적료도 급추락했다. 즉시전력감을 찾는 릴의 구미에 딱 맞는다.

물론 리스크가 있다. 2년6개월이라는 활약시한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 출전해 메달권에 들지 못하면 박주영은 병역 의무를 마치기 위해 귀국해야 한다. 릴은 이 점을 감안해 200만유로(약 31억원)의 연봉을 제시하던 박주영에게 150만유로(약 16억원)와 출장 및 득점 수에 따른 인센티브 옵션을 제시했다. 모든 조건이 충족되면 연봉이 300만유로(약 46억원)까지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릴 입장에서는 다소 모험에 가까운 베팅이다. 그러나 릴은 박주영과의 첫 협상에서 실패한 이후 줄곧 접촉을 모색한 끝에 결실을 보는 단계까지 이를 정도로 의지를 갖고 있다. 당장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을 아까워 하기 보다 챔피언스리그와 리그 호성적이라는 미래의 도약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 셈이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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