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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30)과 애슐리 영(26)은 맨유에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를 놓고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누가 어떤 능력에서 더 우월할까.
6월 잉글랜드 애스턴빌라에서 이적해온 영은 퍼거슨 감독이 준 첫 번째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1라운드 웨스트브로미치전(2대1 맨유 승)에서 1도움과 결승 자책골을 이끌어 냈다. 교체 명단에 올랐던 박지성은 벤치에서 영의 활약상을 예의주시하다 경기를 마쳤다. 영은 생갭다 빨리 퍼거슨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출발은 영이 좋았지만 박지성은 긴장할 필요가 없다. 맨유에서 7번째 시즌을 맞은 박지성에게 영은 까마득한 후배이다.
두 선수의 전력지수를 판단하기 위해 5가지로 세부 평가 기준을 나눴다. 돌파력, 수비가담, 전술이해도, 골결정력, 크로스로 구분했다. 각 항목당 10점을 만점으로 했다. 총점으로 따졌을 때 박지성(40점)이 영(39점)보다 1점 높았다.
박지성은 수비가담(9점>7점), 전술이해도(9점>8점)에서 영에 앞섰다. 박지성의 수비력은 이미 영국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영국 미디어는 박지성을 '수비형 윙어'라고 부른다. 그만큼 움직임이 많고 수비 가담을 잘 한다는 얘기다. 공격 성향이 짚은 영에 비해 수비에서 박지성이 월등히 앞선다. 또 전술이해도에서도 박지성은 노련하다. 퍼거슨은 전술 수행 능력이 뛰어난 박지성에게 경기 중간에도 종종 포지션 변경을 주문해왔다. 그에 비해 영은 전형적인 윙어 스타일이다.
박지성과 영의 쓰임새는 다르다
영이 박지성에 앞서는 부분은 돌파력(9점>8점)과 크로스(8점>7점)로 판단된다. 영은 드리블 돌파를 즐기는 선수다. 박지성이 패스를 하고 빈공간을 찾아 움직이는 스타일이라면 영은 드리블 돌파를 통해 찬스를 만든다. 크로스에서도 영이 근소하게 앞서 있다. 영은 애스턴빌라 시절 프리킥과 코너킥을 도맡아 차다시피 했다. 웨스트브로미치전에서도 왼쪽 코너킥을 전담했다. 크로스도 낮고 빨랐다.
골결정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박지성은 지난 시즌 28경기에 출전, 8골을 터트렸다. 영은 동 기간에 39경기에 출전, 9골을 기록했다.
박지성이 웨스트브로미치전에 결장했다고 해서 영과의 주전 경기에서 밀리는 것으로 속단할 필요는 없다. 박지성은 맨유의 베테랑이다. 또 첼시, 아스널, 리버풀 같은 빅팀을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다. 공격이 강한 상대를 맞아 수비가 되면서 역습이 가능하다. 반면 영은 맨유가 약체를 상대로 파상공세를 퍼부을 경기에서 효과적인 카드다. 오른쪽 측면 미드필드에서 경쟁할 나니와 발렌시아도 마찬가지다. 나니는 영과 비슷한 상황이다.
퍼거슨은 박지성, 영, 나니, 발렌시아 이 4명의 윙어를 두고 상대에 따라 좌우 날개 조합을 다르게 가져 갈 것이다. 상대를 어떻게 요리할 지에 따라 쓰는 도구를 달리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