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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 부동의 주전 스트라이커 김영후가 벤치에 앉는 경우가 잦아졌다.
김 감독은 고심 끝에 경기 상황에 따라 김영후의 투입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택했다. 대신 윤준하나 서동현을 투입하는 방법으로 선회했다. 기량뿐만 아니라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김영후를 빼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다. 김영후 본인도 '더 뛰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희미한 골 감각이지만 출전 시간이 짧아지면 이마저도 잃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의 의지는 단호하다. 그는 "(김)영후만 보고 경기를 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보다는 팀 전체를 보고 경기를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영후에게 의존하는 경기력이 오히려 밸런스를 깬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감독은 "본인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다. 그런 노력을 기회가 주어질 때 잘 풀어내면 된다"고 말했다.
13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포항 간의 2011년 K-리그 21라운드 경기에서 김영후는 대기명단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후반 17분 김진용을 대신해 경기에 나섰다. 0-2로 팀이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김영후는 수 차례 기회를 만들어내면서 강원 공격력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2~3차례 골 찬스를 놓쳤지만, 득점이나 다름이 없는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최근 경기 중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호평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김영후의 경기력과 남은 리그 경기 수(9경기)를 따져보면 3년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은 힘들어 보인다. 움직임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골이라는 성과물은 좀처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감독이 내린 처방의 효과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점에서 보면 머지않아 김영후의 골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