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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경기 골가뭄 이동국, 한 경기 쉬는 것도 약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8-14 14:56 | 최종수정 2011-08-14 14:56


◇전북 현대 킬러 이동국 스포츠조선DB

이쯤 되면 좀 다르게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괜찮다. 전북 현대 킬러 이동국(32)은 최근 극심한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전(13일, 2대2)까지 최근 K-리그 8경기에서 득점이 없다. 모두 선발 출전해 전후반 90분 풀타임을 뛰었으니 720분 동안 골맛을 보지 못한 셈이다.

그런데 최강희 전북 감독은 이동국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지 않는다. 언젠가는 중요한 경기에서 한방을 터트려줄 것으로 믿고 있다. 선두를 달리고 있는 팀의 사령탑으로서 팀의 주포를 이런 상황에서까지 믿어주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도 있다. 실제로 경기 내용에서 움직임이 나쁘거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단 골결정력이 부족한 것은 분명하다. 골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럴 때 최강희 감독이 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지금 처럼 계속 이동국을 선발 풀타임 출전시키며 득점 기회를 주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이동국에 대한 신뢰를 그대로 보내돼 방법적으로 조금 달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선발이 아닌 조커 출전이라든지 또는 한 경기 정도는 쉬게 해 경기를 그라운드에서 밖에서 냉정하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대구전을 비기고 난 후 기자회견에서 "계속 믿고 기다려야 한다"면서 "개인훈련도 하고 있다. 이동국은 중요한 경기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선수이다"고 말했다.

이 말대로라면 이동국은 몸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다음 경기인 포항전(21일)에서도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골결정력을 누구보다 높게 평가한다. 2009년 이동국을 데려와 전북에 정규리그 첫 우승을 안겼다. 당시 이동국은 득점왕까지 차지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심적으로 조급하지 않다고 했다. 이동국도 말로는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골 찬스가 매경기 이동국에게 돌아가는데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심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다는 것으로 봐야 한다. 빨리 골을 넣어 무득점 행진을 끊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쫓기다보니 골결정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대구전에서도 후반 이동국은 상대 골키퍼 박준혁과 맞서는 상황에서 골을 넣지 못했다.

이동국에게 분위기를 바꿔줄 필요가 있다. 최 감독은 이동국에게 그동안 충분한 기회를 줬다. 한 경기 정도는 조커 투입 또는 경기를 쉬게 하는 게 오히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동국 개인에게 뿐 아니라 전북 구단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북은 이동국이 골침묵했던 8경기에서 4승4무를 기록했다. 지지 않았기 때문에 경기를 못했다고 볼 수 없지만 주춤한 것은 맞다. 그 사이에 전북(승점 44)은 2위 포항(승점 40)과 서울(승점 36)에 쫓기게 됐다.

이동국이 장점이 많은 공격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북에는 최전방 공격수로 나설 수 있는 용병 로브렉, 정성훈 같은 수준급 스트라이커가 있다. 한 번 정도는 그들에게도 기회를 더 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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