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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단추 꿴 지동원, 선덜랜드 현지 팬 평가는?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08-14 02:21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왼쪽)이 13일 지동원을 리버풀과의 개막전에 기용하며 깊은 믿음과 애정을 입증했다.

FC서울-전남 드래곤즈전이 열린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에서 막 돌아온 '광양루니' 이종호(19·전남)를 만났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마치고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서울-전남전을 보러 한달음에 달려왔다. 이종호는 지동원(20·선덜랜드)이 빅리그행을 결정한 이후 누구보다 걱정하고 마음을 썼던 전남 유스 출신 절친 후배다. 아니나다를까 "동원이형이랑 콜롬비아에서 오는 길에 통화했어요"한다. 지동원이 "지금 리버풀 가는 길이다. 어지럽다"고 했단다. 이종호는 "동원이형한테 무조건 잘하라고 했다. 못하면 내가 런던으로 쫓아간다고 엄포를 놨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신에 찬 한마디를 덧붙였다. "동원이형은 틀림없이 잘할 거예요." 지동원의 스승인 정해성 전남 감독은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동원이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다"고 귀띔하면서 "동원이는 감독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수다. 차분하고 묵묵하면서도 주눅들지 않고 당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전남전이 끝난 밤 11시 선덜랜드-리버풀전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지난 시즌 주전 아사모아 기안과 스테판 세세뇽이 선발 공격진으로 나섰다. 후반 20분경 기안이 상대선수와 충돌한 후 그라운드에 발목을 잡고 드러누웠다. 그리고 지동원에게 생갭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브루스 감독의 믿음과 애정이 드러났다. 2011년 8월 13일 리버풀전 후반 21분 '스무살' 최연소 프리미어리거의 데뷔전이 시작됐다. 후반 추가시간(4분)을 포함해 총 28분을 뛰었다. 첫 무대답지 않게 침착하고 강인한 플레이가 눈에 띄었다. 투입 직후 페널티박스 왼쪽측면에서 조 플래너건을 제치는 강력한 돌파와 동료에게 연결하는 영리한 패스를 보여줬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공중볼 경합에도 뛰어난 면모를 입증했다. 리버풀과 1대1로 비기며 첫 데뷔전을 무난하게 치러냈다. 정 감독의 말대로 차분하면서도 당당했다.


◇온라인 팬 게시판에 올라온 지동원에 대한 현지 팬들의 호평. 선덜랜드 지역 팬매거진인 '레디 투 고'에서 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지동원의 플레이를 칭찬했다.
경기 직후 선덜랜드 팬들 역시 온라인 팬 게시판 등을 통해 지동원의 첫 발걸음에 아낌없는 응원과 기대를 보냈다. 선덜랜드 지역 팬매거진인 '레디 투 고'에서 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지동원의 플레이를 호평했다. '냉정하고 침착하고 차분하고 수비수들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이 청년, 몇 시즌 안에 스타가 될 것이다(Cool, calm, composed, no problem taking defenders on. could be a star in a couple of seasons this lad)' '이 청년은 스페셜하다. 잘하게 될 것이다(He's special that lad, he'll do alright)' '흔들림없는 훌륭한 첫 볼터치(unfazed, excellent first touch)' '매우 촉망되는 선수다(Looks very promising)' 등 칭찬일색이었다. 절친 후배 이종호의 예언대로 지동원은 첫 단추를 잘 꿰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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