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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 복귀전 홍정호에게 "단디해라"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13 19:22


◇지난 1월 카타르아시안컵 훈련할 때의 홍정호(왼쪽)와 조광래 감독. 스포츠조선DB

10일 한-일전에서 0대3 대패한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은 아직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13일 제주-대전전이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만난 조 감독은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조 감독은 경기 전 박경훈 제주 감독을 만나 얘기를 나누다 한-일전 얘기가 나오자 한숨 쉬며 말했다. "선수들 선발 과정부터 꼬이더니 결과가 좋지 않았다. 이청용(잉글랜드 볼턴)은 부상(종아리 골절)하고 지동원(잉글랜드 선덜랜드)은 소속팀 사정으로 소집하지 못했다. 전반 초반 김영권(일본 오미야)이 발목 부상으로 교체아웃되면서 밸런스가 무너졌다"며 "덕분에 많이 혼나고 있다. (한-일전 패배를)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본격적으로 9월 2일 시작되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한-일전 패배을 씻어줄 적임자를 찾고 있는데 첫 기대주가 제주의 중앙 수비수 홍정호(22)다. 조 감독은 당초 한-일전 때 홍정호를 기용하려고 했으나 그가 승부조작에 연루돼 선발하지 못했다.

홍정호는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동안 홍정호에게 자숙의 시간을 가지라는 뜻에서 2군으로 내려보냈던 박경훈 감독은 이날 대전전에 그를 전격 투입했다.

제주 라커룸 앞에서 박 감독과 얘기를 나누던 조 감독은 홍정호가 다가오며 인사하자 "단디해라"(열심히 하라)며 어깨를 두드려줬다. 조 감독은 "어린 선수가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겠는가. (홍정호가)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다음달 2일 레바논과의 3차예선 1차전 때 홍정호를 불러들이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박 감독도 "홍정호가 올해 올림픽대표팀 경기에서 큰 실수를 했는데 결국 승부조작 사건 때문에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워 그랬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귀포=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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