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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30·맨유)은 이번 맨유와의 2년 재계약을 통해 두 가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하나는 박지성은 이제 더이상 맨유의 마케팅용 선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박지성은 팀내 고참선수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으며 대접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맨유가 박지성을 구단 경기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마케팅용 선수로 평가했다면 이번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지성은 이미 두 번이나 오른 무릎을 수술받았다. 그런데도 맨유는 박지성이 충분히 최대 3년까지는 유럽 무대에서 통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물론 박지성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아시아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된다는 판단도 했을 것이다.
박지성은 이제 맨유 팀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맨유에 있었던 기간을 따져보면 긱스(1990년~) 플레처(2000년~) 퍼디낸드(2002년~) 루니(2004년~) 다음으로 주전급 선수 중 5번째로 길다. 에브라(2006년~) 비디치(2006년~) 보다 맨유 유니폼을 더 오래 입고 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스콜스는 은퇴했고, 오셔와 브라운은 선덜랜드로 이적했다. 나이로 따졌을 때도 긱스(38) 퍼디낸드(33) 등을 빼면 박지성 보다 연장자도 없다. 에브라, 비디치와는 동갑이다.
박지성이 오랫동안 맨유 유니폼을 입을 수 있는 것은 한국과 아시아의 자랑이다. 1980년대 독일에서 이름을 날렸던 차범근(전 수원 삼성 감독)은 분데스리가에서 1978년부터 1989년까지 총 3개팀에서 12년 동안 뛰었다. 박지성이 8년 동안 맨유에서 뛰게 된다면 이것 또한 대단한 기록이 될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