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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빈자리는 컸다. 하지만 그 시간, 그는 함께하고 있었다.
침대에서 대부분의 일과를 보내고 있는 이청용(23·볼턴)도 10일 열린 한-일전을 관전했다. 영국 시각으로는 정오쯤이었다. 볼턴 집에서 인터넷 중계를 TV에 연결, 간절한 마음으로 한-일전을 지켜봤다.
이청용과 함께 한-일전을 관전한 김승태 티아이스포츠엔터테인먼트 대표는 11일 "중계 사이트를 몰라 지인에게 묻고 또 물어 찾았다. 그만큼 청용이도 한-일전이 궁금하고 간절했다. 실점할 때마다 속상해 했다. 세 골차 패배는 청용이도 충격이었다. 엄청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이청용은 경기 후에는 박지성(30·맨유)과 전화통화를 했다. 팀 훈련으로 한-일전을 보지 못한 박지성이 이청용에게 경기 상황을 물었다. 라이벌 일본과의 대결이었기에 박지성도 씁쓸해 했단다.
박지성은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이청용은 부상으로 잠시 떠났을 뿐이다.
한-일전 패인 중 하나는 이청용의 공백이었다. 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고 했다. 진가가 새삼 나타났다. 이청용은 조광래호에서 단 한골도 터트리지 못했다. 자연스럽게 6골로 최다골을 기록하고 있는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지동원(20·선덜랜드)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하지만 그는 윤활유였다. 순도 높은 플레이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상대 수비수들의 대응도 달랐다. 이번 한-일전에선 오른쪽 측면이 무너졌다. 구자철이 공백을 메우지 못했다. 오른쪽 윙백 차두리(31·셀틱)도 이청용과 플레이할 때 활기가 넘쳤다.
이청용은 지난달 31일 웨일스 뉴포트카운티와의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오른 정강이 하단 3분의 1지점의 경골과 비골이 골절됐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그는 조만간 귀국해 국내에서 재활치료와 훈련을 병행할 예정이다. 회복하는데 6~7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광래호로선 이청용의 빠른 복귀가 절실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